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15일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가상화폐 규제 반대’ 관련 청원이 20만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15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원 중 가장 많은 추천수를 기록한 건 ‘<가상화폐 규제반대>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이다.
청원인은 “우리 국민들은 가상화폐로 인해서 여태껏 대한민국에서 가져보지 못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었다”며 “내 집 하나 사기도 힘든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집을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생활에 조금 보탬이 되어서 숨 좀 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는 꿈을 꿀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정부 당신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우리 국민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다르다. 당신들은 국민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은 정부가 우리의 꿈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다”며 “부디 대한민국에서 처음 가져본 행복과 꿈을 뺏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거래실명제도, 세금 부과,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제도다. 반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선진국에서 이미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고 더 발전해 나아가는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만 타당하지 않은 규제로 인해 경제가 쇠퇴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해당 청원은 15일 오후 2시44분께 참여 인원 19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 마감까지 11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해당 청원은 무리 없이 2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이 30일 이내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으면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해당 청원에 동의한 누리꾼들은 “각 부처간 소통을 잘하고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 섣부른 규제는 스스로 족쇄를 찰 수 있다”, “시민들을 위해 규제를 한다는 명목 하에 확실하지도 않은 대안으로 시장을 더 어지럽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더 많은 혼란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꼭 범죄자처럼 바라보는 인식이 잘못된 거 같다. 단계적 규제도 많은데 마지막 최강수인 거래소 폐쇄 언급 안에 혹시 권위적, 기득권, 강압적, 엘리트 의식, 보수적 등의 사고가 묻어 있다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부는 15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안에 대해 “향후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와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이 이날 발표한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에 따르면, 정부는 실명제 등 특별대책을 추진하지만 거래소 폐쇄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가상화폐 관련 손해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이고, 국무조정실이 부처 입장을 조율해 범정부적으로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