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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재미있다!] 쇼트트랙과 빙상의 집합체, 매스스타트

입력 | 2018-01-16 05:30:00

매스스타트 경기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를 매겨 메달 색깔을 가리는 종목이다. 100분의 1초라도 빨리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기존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과 다른 점이다. 최대 28명의 선수가 레인에 구애받지 않고 400m 트랙 16바퀴, 총 6400m를 달려야 하는데, 이들이 총성과 함께 일제히 달려 나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기존의 종목과 스케이트 날도 다르다. 어느 정도의 몸싸움이 허용되는 터라 보호장비를 갖춰야 하고, 스케이트의 앞·뒷날은 반지름 1㎝의 크기로 둥글게 깎아야 한다. 100분의1초를 다투는 기록경기가 아니기에 가능한 조치다.

점수를 부여하는 것도 기존의 종목과 차이가 있다. 4바퀴(1600m)마다 1~3위에게 각각 5·3·1점을 부여하는데, 최종 1~3위에게는 각각 60·40·20점을 부여한다. 따라서 중간점수로 인해 메달 색깔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12바퀴째까지 1위를 유지했다고 해도 최종 2위로 골인하면 총점 55점이 돼 최종 1위의 점수를 넘어설 수 없다.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선두와 한 바퀴 넘게 격차가 벌어지면 실격 처리된다.

매스스타트는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바꿔 타야 하는 기존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과 달리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장거리 종목인 5000m보다 1400m를 더 달려야 하기에 그만큼 체력소모가 크고, 몸싸움도 불가피하다. 동료와 협업도 중요하다. 돌아가며 선두그룹을 형성해 타 선수들의 체력을 소진하는 전략이 그 일부다. 이승훈(30·대한항공)이 이 종목 남자부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000m와 1만m, 팀 추월 등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하며 지구력을 키웠고, 과거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몸싸움에도 능하다.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도 랭킹포인트 218점으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쇼트트랙 선수들의 강점인 세밀한 코너링은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가리지 않고 상대를 추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기존의 쇼트트랙 선수들 다수가 매스스타트로 전향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남자부 올리비에 장(캐나다), 루슬란 자카로프(러시아)가 대표적인 예다. 2014~2015시즌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대회(네덜란드 헤이렌베인) 이 종목 우승자인 요릿 베르스마(네덜란드)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의 강자와 쇼트트랙 출신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흥밋거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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