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콘텐츠-여행 상품 결합… 정부 주도 ‘한국형 크루즈’ 띄운다
올해 4월 첫 운항을 하게 될 한국형 테마 크루즈선 ‘코스타 네오로만티카’. 이 크루즈선을 탈 승객들은 아이돌 그룹 비투비의 육성재(작은 사진 왼쪽)와 배우 홍종현(작은 사진 오른쪽) 등 유명 스타들의 공연을 보며 3박 4일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현대아산 제공
15일 한국관광공사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첫 관광 진흥 사업으로 ‘한국형 크루즈’를 육성한다. 민간 여행사에서 팔던 크루즈 상품을 정부가 기획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광역시가 주최·운영하는 이 행사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4월과 9월 두 차례 운영될 예정이다.
올해 4월 18일 처음 항해하는 크루즈 상품의 명칭은 ‘CPP(Color Play Party) 크루즈 2018 부산’이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및 패션·뷰티 콘텐츠를 접목해 국내외 젊은층을 끌어들일 ‘테마 크루즈’를 표방했다. 크루즈는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주로 즐기는 관광 상품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연령대를 낮춰 미래 소비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테마 크루즈 상품의 가격은 약 198만∼340만 원으로 일반 크루즈 상품에 비해 30%가량 비싸다. 유명 연예인과 함께 크루즈선을 타고 떠나는 새로운 여행 상품에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직 정식 판매 전인데도 정원 1500여 명 중 500명 이상이 사전 예약을 했다.
이번 크루즈 상품은 ‘플라이앤드크루즈(Fly and Cruise)’ 형식을 도입해 승객 전원에게 도쿄에서 서울 혹은 부산으로 가는 항공권을 제공한다. 부산에서 도쿄까지는 크루즈선으로 이동하지만 도쿄에서 한국으로 올 때는 고객들이 편한 시간에 항공편으로 오는 방식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여행 기회를 주는 동시에 관광객의 체류를 유도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겠다는 게 관광공사 측의 설명이다. 본보가 입수한 한국관광공사의 ‘2017 크루즈 관광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크루즈 여행객의 평균 기항지 체류 시간은 4.8시간에 불과했다. 불편사항으로는 ‘관광지를 둘러볼 시간이 짧다’는 의견이 26.8%로 가장 많았다.
정부는 ‘한국형 테마 크루즈’를 통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던 국내 크루즈 시장 구조도 바꿔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크루즈선을 타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847명으로 전년 대비 97.3%나 줄었다. 전체 비중의 70%를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한한령(限韓令)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테마상품팀장은 “한한령으로 얼어붙은 한국 크루즈에 한류 콘텐츠를 도입해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요 시장을 넓히고 이를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