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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짓다만 창동민자역사 공사재개 ‘파란불’

입력 | 2018-01-16 03:00:00

공사비 체납으로 8년째 흉물 방치
법원, 관리인 선임 회생절차 개시… 채권조사 등 거쳐 회생안 최종인가




공사가 중단된 채 7년 넘게 표류해 왔던 서울 창동 민자역사 사업에 대해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수석부장판사 정준영)는 창동역사사업 시행사 창동역사㈜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15일 개시했다. 재판부는 채무자인 창동역사㈜의 대표이사가 공사 중단 이후 사실상 경영 활동이 없던 점 등을 고려해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통상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기존 경영인이 주로 관리인을 맡지만 재판부가 법인 회생에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에는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재판부는 향후 채권 조사, 관계인 집회 등을 거쳐 회생계획안을 제출받아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도봉구 창동역사에 대한 민자역사 사업은 2004년 2월 건축허가를 받아 2007년 12월 본공사가 시작됐다. 노후화된 역사를 현대화하며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8만7025m² 규모의 쇼핑·문화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시공사인 효성건설에 160억 원 상당의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공사가 2010년 11월 중단됐다.

짓다만 철골 구조물만 남긴 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자 피해자들과 지역주민들의 항의도 거세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나섰지만 이해관계인 간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창동역사 개발 재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14일 창동역사 사업 채권자 김모 씨가 단독으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신청서를 제출했다. 창동역사의 채권자 995명 중 다수는 창동역사㈜와 점포 분양 계약을 맺은 사람들로 점포를 확대하려고 사업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 이들이 창동역사㈜에 납부한 금액만도 9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