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작고한 배우 김영애 씨(가운데)와 아들 이민우 씨 부부. MBC 제공
생계를 책임졌던 고인의 바쁜 스케줄 탓에 아들은 어머니와의 추억이 거의 없었다. 사춘기 시절엔 너무 갈등이 심해 쫓겨 가듯 해외로 떠났단다.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기 직전, 어머니는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 왔다.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다는 소식. 아들은 곧장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2년 반 동안 줄곧 어머니 곁을 지켰다.
고인은 2012년 췌장암 판정을 받은 뒤에도 드라마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 통증을 참으려 복대를 차고 연기했다. 아들은 숱하게 어머니를 말렸다. 하지만 고인은 “작품을 하지 않는 게 더 고통스럽다”며 현장에 머물길 고집했다. 이 씨는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한 번도 인생을 허투루 산 적이 없는 인간 김영애. 참 열심히 살았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추억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