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작가 일상툰 ‘극한견주’ 뜨악한 에피소드 현실감 생생… “반려견 훈련 영상 큰 도움”
배변 치우기를 잠깐만 방심해도 온 집 안에 ‘쇠똥구리’ 테러를 당한다. 갑작스레 컹컹 짖으면 아파트 이웃들이 불편해할까 전전긍긍한다. 반려견과 관련해 생각만 해도 뜨악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일상툰 ‘극한견주’의 박지수(필명 마일로·28) 작가는 12일 전화 인터뷰에서 “강아지와 사람이 진정한 한 가족이 돼 가는 영화 ‘말리와 나’ 같은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애견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강아지 계정도 꽤 구독합니다. 사랑스러운 사고뭉치들 때문에 나름의 애환과 고충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어요. 그분들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도 얻고 제 실제 경험도 살리니 공감하는 분이 많아졌어요.”
“부족한 전문지식은 관련 서적을 참고해요. 채널A ‘개밥 주는 남자’에 출연했던 강형욱 훈련사의 방송이나 시저 밀란이 진행하는 ‘도그 위스퍼러’ 등을 즐겨 봤었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그의 만화가 ‘심심하게’ 정보만 전달한다고 보면 곤란하다. 전작 ‘여탕보고서’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유쾌함은 여전하다. 2014∼16년 연재한 웹툰 여탕보고서는 여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 킥킥 웃음이 터지는 위트를 잘 버무린 작품. 당시 ‘강한 근력과 체력을 갖춘 검은 속옷의 세신사’나 ‘동그란 자국으로 가득 찬 알몸의 부항 패션’ 등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박 작가는 이 작품으로 ‘2016 부천만화대상’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릴레이 웹툰에 참여했는데, 다른 작가분들의 작품을 보며 배우고 깨달은 게 많아요. ‘극한견주’가 끝나면 기존의 에피소드 스타일에서 벗어나 긴 호흡의 스토리를 지닌 만화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 솜도 예쁘게 잘 키워야죠, 하하.”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