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원 문집 엮어 ‘반계유고’ 출간…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익선재(益善齋)’. 창덕궁이 훤히 내다보이는 이곳은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75·사진)가 마련한 연구공간으로 한문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연구자들이 함께 한다. 임 명예교수는 최근 반계 유형원(1622∼1673)의 시와 산문 등 문집을 엮은 책 ‘반계유고’를 익선재 학자들과 함께 출간했다.
임 명예교수는 3년이 넘는 시간을 투입해 반계의 시와 산문을 수집하고 번역했다. 이 책에는 반계의 시 182편이 수록됐고, 역사·지리·철학 등 여러 방면에 대해 쓴 산문도 실렸다. 또 정조대왕과 반계의 동료 및 후학이 그를 기억하고 그리며 쓴 각종 기록 역시 담겼다. 반계가 쓴 시 ‘두 벗을 생각하며’에선 “발분하여 고인을 좇고 근본을 두텁게 해 부화를 털어내기에 힘쓰네”처럼 실천적 학자의 면모를 만날 수 있다.
2018년 반계를 다시 되짚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임 명예교수는 “반계는 명·청 교체라는 혼란기를 겪으며 적극적인 통화정책, 토지개혁 등 근본적인 변화를 주장한 인물”이라며 “여러 안보 이슈와 적폐청산 등 격변기에 놓여 있는 현재의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