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랑(왼쪽)과 반다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 긴장 고조로 평창 겨울올림픽이 과연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과 후속 실무회담을 계기로 꽁꽁 얼었던 남북관계가 서서히 풀리고 있습니다.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은 선수단을 비롯해 응원단, 관현악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대규모 인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개폐회식에서 남북 공동 입장은 물론이고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는 정치·군사력을 앞세운 하드파워 외교보다는 문화, 예술 등을 통해 매력을 확산시키고 공감을 얻어내는 소프트파워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스포츠는 소프트파워 외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남북 사이의 첫 해빙은 1970년대 초반에 있었지만 스포츠 교류의 물꼬가 트인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입니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남)와 리분희(북)를 앞세운 남북 단일팀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중국을 꺾고 우승했던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해 여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도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및 아오모리 겨울 아시아경기대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아경기대회,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및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2007년 창춘 겨울 아시아경기대회 등의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이 공동 입장했습니다. 그 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스포츠 교류도 전면 중단됐습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