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신포니에타 해마다 100회 공연… 올해는 재정난으로 개점휴업
상주단체 제외되며 후원금 반토막… 재능기부 연주 요청 늘어 부담 가중
인천 유명 실내악단인 i-신포니에타가 자생력을 키위기 위해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콘서트하우스 현’이 운영난에 처했다. 이곳의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북콘서트에 첼리스트 양성원이 참석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i-신포니에타 제공
i-신포니에타는 인천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공연단이었다. 그러나 복합문화공간 운영에 허덕이다 빈사 상태가 됐다. 조화연 i-신포니에타 단장(49)은 17일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복합문화공간을 열었지만 오히려 각종 지원이 끊기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음악회 때 관객에게 이 같은 고충을 털어놓고 문을 닫을지 모른다고까지 내비쳤다. 인천 문화예술계는 안타까워할 뿐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2014년 3월 조 단장은 i-신포니에타 창단 10년을 맞아 콘서트하우스 현을 열었다. 상설 연습장 겸 공연장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구상이었다. 8층 상가 꼭대기 층(약 350m²)을 임차해 관람석 120석을 갖춘 공연장 겸 레스토랑으로 꾸몄다. ‘100년 창고’를 예술촌으로 개조한 인천아트플랫폼을 비롯해 개항기 건축물이 많은 개항장거리와 가까워 개관 당시 주목을 받았다. 현악 5중주를 중심으로 한 i-신포니에타 실내연주는 물론 유명 연주팀과 문화예술인을 초청해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i-신포니에타는 인천에서 기반을 잘 다진 단체로 평가됐다. 그러다 보니 역설적으로 2015년 문화회관 상주단체에서 제외됐다. 2012년부터 중구문화회관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상주단체로 지정돼 받은 공연기획 지원금과 직원 인건비를 받지 못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민 150명의 후원금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정부나 문화재단 지원 공모에서도 번번이 탈락했다.
조 단장은 “공연문화 확산을 위해 자력으로 해보려던 복합문화공간이 오히려 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공공기관 등에서는 재능기부 연주를 요청해 부담은 가중됐다. 지난해까지 매년 인천에서 30∼40회 하던 초청 공연의 절반은 재능기부 요청에 응한 것이었다.
콘서트하우스 현은 지난해 복합문화공간 상주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고정급을 주던 단원들에게는 공연 때마다 출연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조 단장은 “연주자와 관객이 동화되는 복합문화공간을 계속 지키고 싶지만 여력이 없다. 확실한 운영자가 있으면 나는 연주와 기획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