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산업1부
삼성전자는 1997년 IOC와 처음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이듬해 일본 나가노 겨울올림픽부터 무선통신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해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지역후원사 자격이었기 때문에 평창 올림픽이 삼성전자로서는 한국 땅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첫 기회다.
하지만 역대 올림픽과 달리 이번에는 대대적인 옥외광고 등 브랜드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올림픽 에디션 스마트폰 출시 및 홍보관 운영, 성화 봉송 후원 등 올림픽 후원사 활동을 이전처럼 진행하긴 하지만 외부 노출에 대해선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정작 홈그라운드에서 벌어질 최대 이벤트를 앞두고 삼성전자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올림픽을 주제로 한 온·오프라인 광고 캠페인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요구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했던 일이 뇌물 혐의를 받는 등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만들어진 분위기 탓이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진행했던 일들이 뇌물 의혹을 받게 된 상황에서 모든 일에 더 조심스러워야 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유치 과정부터 함께 뛰었기에 더 간절히 기다려 온 올림픽인데 정작 가장 소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1996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해온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IOC 위원직을 공식 사퇴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