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창회담]7시간 회의 끝에 11개항 합의
회담장 나서는 남북 대표단 천해성 통일부 차관(앞줄 왼쪽)과 전종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오른쪽)이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관련 실무회담을 마치고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남북은 북측 응원단 파견 등 11개 항목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통일부 제공
○ 다음 주부터 오가는 남북
남북이 왕래할 기회는 평창 올림픽 개막 전에만도 최소 5, 6차례다. 시작은 23일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으로 떠나는 남측 선발대가 끊는다. 선발대는 이틀간 평창 올림픽 개막 전 남북 합동 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 훈련이 진행되는 마식령스키장 현지 시설 점검을 마치고 돌아온다.
29일 본격적인 선수단 등록이 완료되면 다음 달 1일에는 북측 선수단이, 7일에는 북측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230여 명의 응원단, 30여 명의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측으로 내려온다. 이에 앞서 15일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서 논의됐던 ‘삼지연 관현악단’의 육로행은 물론이고 예술단 활동을 위한 사전점검단의 이동까지 합하면 사실상 다음 주초부터는 스포츠 교류라는 명분 아래 남과 북의 경계가 한시적으로 허물어지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더 파격적인 남북 교류를 놓고 남남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조짐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부터 이미 일부 드러났다.
○ 11년 만에 한반도기 들고 공동입장
남측 대표단이 제안한 개막식 공동입장과 한반도기 사용도 결정됐다. “올림픽 주최국이 주최 국기를 포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함께 야 3당이 한반도기 사용을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지만, IOC 회의를 통과한다면 가장 최근이자 9번째 공동입장이던 2007년 창춘 겨울아시아경기 이후 11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남북 균형’을 맞추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평창 겨울올림픽의 한국 선수단은 220∼230명인 반면에 북한은 10분의 1인 20명 내외의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동입장 기수는 ‘남녀북남’ ‘남남북녀’로 대회마다 서로 엇갈렸다. 가장 최근이자 9번째 공동입장이던 2007년 창춘 겨울아시아경기에선 남측 오재은(여자 알파인스키), 북측 리금성(남자 아이스하키)이었다. 이런 관례에 따르면 평창에서는 남남북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숨 가쁘게 진행된 남북 실무회담으로 구체적인 합의들이 쏟아져 나오자 시선은 이제 남북과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참여하고 IOC가 주재하는 20일 로잔 4자회의로 쏠리고 있다. 북한 선수단, 공동 입장 형식 등 구체적인 얼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