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맞춰 법안-제도 손질 연금개시, 현행 ‘70세까지’서 연기… 70세 이후에도 가능하도록 추진 노인들 부업-창업 적극 지원… 60∼64세 취업률 2020년 67%로 상속때 배우자 주거-생활비 우대
일본 정부가 정비 중인 중장기 고령정책 지침 ‘고령사회대책 대강’에 따르면 공적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이 현행 ‘70세까지’에서 ‘70세 이후’로 늦춰진다. 일본의 공적연금 수급 개시일은 지금까지 65세가 원칙으로 본인의 선택에 따라 60∼70세에서 당겨 받거나 늦출 수 있었다. 이를 70세 이후로 늦추면 매달 받는 연금 액수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일본 정부는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률을 끌어올려 ‘고령자 취업 촉진’과 ‘연금 고갈 지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고령자 취업과 관련해 부업과 겸업의 보급을 촉진하고, 창업 의욕을 가진 고령자에게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지침에 담겼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16년 63.6%였던 60∼64세 취업률을 2020년 67%까지 올리겠다는 수치 목표도 제시했다.
고령 암환자 치료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지침은 고령 암환자의 경우 항암제 치료가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수술도 일정한 체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어 고통을 덜어주는 완화 치료 강화가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보내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도 더 늘리기로 했다. 2014년 남성 71.19세, 여성 74.21세였던 건강수명을 2020년에 1세 이상, 2025년에 2세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간병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간병 직원 수를 183만 명(2016년)에서 231만 명(2020년 이후)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또한 2015년 24억7000만 엔이었던 로봇 간병기기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500억 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가끔 발생하고 있지만, 일본에선 반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지침은 80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이 일으킨 교통사로로 인한 사망자 수를 2016년 266명에서 25% 감소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쪽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차량의 보급을 확대하고 운전면허를 스스로 반납하는 고령자에 대한 지원책도 확대하기로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