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부터 남북 평창 교류]워싱턴 ‘남북대화 착시현상’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과 (대화 테이블에) 앉을 것이지만, 앉는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I‘m not sure)”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25년간 대화했지만, 전임 (미국) 대통령들을 이용했다”며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긴 하지만 협상 결과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것이다. ‘김정은과 어떠한 형태로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한적인 대북 선제타격을 검토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매우, 매우 어려운 포커게임을 하고 있다”며 “(그런 포커게임에서) 당신은 당신의 패를 보여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북한 미사일의 미 본토 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그들이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진 않았지만 가까워졌고, 매일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백악관과 공화당의 일각에서 대북 군사옵션을 적극 검토한다는 보도와 맞물리면서 파장을 낳고 있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 관리들이 북한과 충돌이 벌어질 경우 어떤 군사옵션이 가능한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미군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비협조를 노골적으로 질타했다. 그는 “대북 제재에 중국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 (반면) 러시아는 전혀 돕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며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북-미 대화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진지해지려는 의사를 보이면 좋겠지만 북한과 우리(미국)는 그 지점에서 동떨어져 있다”며 “우리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은 북한과 앉아서 대화를 나눌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 대화에 대해선 “매우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도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 ‘최대의 (대북) 압박 작전’이 없었더라면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날 워싱턴에서 제2차 외교·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고위급(차관) 회의를 열고 미 전략자산을 한국 및 주변 지역에 순환 배치하는 활동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