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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렴대옥-김주식, 열정-표현력 좋아”

입력 | 2018-01-22 03:00:00

캐나다서 함께 훈련 김규은-감강찬… “김치-김밥 서로 나눠 먹으며 돈독”




지난해 여름 훈련지인 캐나다에서 만난 북한 페어 김주식(왼쪽)-렴대옥(왼쪽에서 세 번째)과 한국 페어 김규은(왼쪽에서 두 번째)-감강찬. 김규은 제공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 출전하는 북한 렴대옥(19)-김주식(26·이상 대성산체육단) 조는 북한 선수 중 유일하게 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획득했던 선수들이다.

렴-김 조는 지난해 9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자신들의 ISU 공인 최고점(180.09점·6위)을 기록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렴-김 조가 획득한 올림픽 출전권에 대한 사용 의사를 통보 기한 내에 ISU에 알리지 않아 출전권이 소멸됐다. 평창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던 이들은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구제로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2017 세계선수권(15위) 등에서는 부진하면서 세계적 강팀들과의 큰 격차를 실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렴-김 조가 국제대회 참가 등을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올림픽 메달권에 들 수 있는 기량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렴-김 조는 한국 페어 올림픽 대표인 김규은(19)-감강찬(23) 조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함께 훈련을 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캐나다인 브뤼노 마르코트 코치(44·캐나다)의 지도를 받았다. 마르코트 코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렴-김 조의 목표는 평창 올림픽 메달이 아니라 2020년 세계선수권에서 포디엄(시상대)에 서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규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대옥이와 동갑이어서 친하게 지냈고, 주식 오빠는 강찬 오빠와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과 서로의 장점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나는 렴-김 조에 ‘너희는 정말 열정적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표현력도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지훈련 당시 렴-김 조의 코치가 만든 김치와 김규은의 어머니가 만든 김밥을 나눠 먹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서게 된 김규은은 “대옥이와 주식 오빠를 만나면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꼭 선물하고 싶다”며 웃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