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아이한 카디르 터키 출신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곧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린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이다. 대다수는 나처럼 한국에 별다른 생각 없이 찾아올 거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 수는 한 해 전에 비해 25% 증가해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었었다. 2016년에는 1700만 명이 됐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은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가 됐다.
평창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은 경복궁, 남대문시장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비빔밥, 삼계탕, 김치 등 한식을 먹고 케이팝 콘서트 등 대중문화를 즐길 것이다. 하지만 외국을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라고 생각한다.
여행 중에 사귀게 된 외국 친구가 있다면 그 나라 이야기가 나올 때 그 사람 생각이 난다. 아는 사람이 없다면 길을 잃고 방향을 물어볼 때 친절히 가르쳐 준 아저씨, 하다못해 친절했거나, 아니면 바가지를 씌웠던 택시운전사라도 기억나기 마련이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겠다며 활동하는 단체가 있다. 독도 지킴이 운동으로 유명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다. 이 단체가 벌이고 있는 ‘K스마일 캠페인’은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라는 구호를 내걸고 외국인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이 웃으면서 떠나게 하자는 것이다. 친절이 몸에 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길에서 친절 서약을 받고 있으며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장소에 대학생 ‘미소 국가대표’를 파견하기도 한다.
반크 캠페인의 목적은 한국을 ‘내 친구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끝없이 한국을 자랑하는 대신 친절하고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면 외국인에게는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친절하고 좋은 친구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한국을 여행하고 돌아간 외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지인들한테 전한 한마디는 정부가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벌이는 글로벌 홍보 동영상보다 훨씬 믿음이 가고 효과가 높다. 누구든 지인에게 듣는 이야기를 더 잘 믿기 마련이다.
아이한 카디르 터키 출신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