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쓴 정현(22)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는 24일 정현의 8강전 승리 직후 ‘Chung charges into final 4’라는 제목의 기사를 메인 페이지로 장식했다. 홈페이지는 ‘정현이 아직도 서울의 붐비는 명동 거리를 알아보는 이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바꿔야 될 것이다. 정현은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메이저 대회(Grand Slam) 준결승에 도달한 최초의 한국인’이라고 작성했다.
홈페이지는 ‘정현이 이룬 결과는 인구 5100만명의 나라(대한민국)를 위한 새 지평을 열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정현이 흰색 고글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는 것을 빗대 ‘교수(professor)’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AP통신은 ‘정현은 2010년 마린 칠리치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호주오픈 4강에 오른 선수’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도 ‘정현은 클라크 켄트(영화 슈퍼맨의 극중 이름)처럼 안경을 썼지만, 로드레이버 아레나에 나타난 슈퍼맨처럼 경기를 펼쳤다’라고 극찬했다.
테니스의 인기가 높은 미국, 영국, 호주 언론에서도 ‘뉴 페이스’ 정현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미국의 권위지 ‘워싱턴포스트’는 세계랭킹 58위인 정현은 2004년 마라트 사핀(러시아·당시 86위) 이후 준결승에 진출한 가장 순위가 낮은 선수임을 강조했다.
이밖에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와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은 정현의 ‘강철 멘탈’과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코트 활용 능력, 그리고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극찬했다.
정현이 8강전 승리 직후 코트에서 한 인터뷰도 화제가 됐다. 정현은 “3세트 매치포인트에서 세리머니를 생각하다가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몰렸다. (그러다 몰려서) 결국 아무런 세리머니도 못했다”고 말해 청중을 웃겼다. 정현은 인터뷰 마지막에 한국어로 “(4강전이 열리는) 금요일에 또 뵐게요”라고 외쳐 갈채를 받았다. 또 ‘4강전 상대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와 토마시 베르디흐(체코·20위)중 누가 될 것인가’란 질문에 “50:50”이라고 답했다.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외교관급 화술’이라고 추켜세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