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오른쪽)이 동생 최항을 위해 동반 개인캠프를 마련했다.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려는 형의 배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최정(31), 최항(24) 형제는 최근 괌 개인캠프를 다녀왔다. 처음부터 약속한 것은 아니었는데, 포수 이재원(30)과 외야수 정진기(26)도 일정이 맞았다. 그렇게 해서 더불어 4명이 괌으로 향했다. 보름 정도 진행된 괌 캠프를 잘 마무리 짓고, 선수들은 23일 귀국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개인캠프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고액연봉 선수가 아니라면 비행기 티켓과 체재비를 감당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 탓에 한 시즌을 준비하는 출발선부터 공평하지 못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마저 생긴다.
최항의 2017시즌 연봉은 2700만원이었다. 최항은 37경기에서 타율 0.321(106타수 34안타) 1홈런 16타점으로 1군 선수로 당당한 실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6월 25일 인천 kt전에서 최정이 3루수, 최항이 1루수로 나서 형제가 나란히 선발 출장하는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나이 차도, 커리어 차도 많아서 먼저 선뜻 다가가기 쉽지 않았다. KBO리그 2년 연속 홈런왕에 빛나는 형이 이번에 먼저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최항은 24일 “SK의 미국 플로리다 캠프를 떠나기 전까지도 형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과 함께 지내는 시간 자체가 최항에게 배움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