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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평생교육진흥원의 ‘의미있는 변화’

입력 | 2018-01-25 03:00:00

시민대학 강사 전문가 면접 실시… 내부 콘텐츠 강화 등 혁신 또 혁신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 설치된 ‘e-스튜디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시 예산을 지원받는다고 눈치만 보지 않겠습니다. 기관 성격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설립 취지에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시가 시민 평생교육을 위해 2011년 설립한 재단법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원장 금홍섭·사진)이 최근 ‘작지만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설립 7년 만에 ‘가장 의미 있고 결과가 예측되는 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 원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계약직 직원 14명 중 1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평생교육진흥원의 이 같은 조치는 22일 대전시가 수도검침원 등 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에 대한 심의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두세 발 앞선 것이다. 특히 진흥원의 이번 조치는 비슷한 여건에 있는 대전시 다른 산하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은 앞서 지난해 말 시민대학 소속 강사들에 대한 전문가 면접도 실시했다. 교육 소비자들의 수준 향상에 따라 그만큼 강사들의 수준도 높이겠다는 생각에서 처음 실시한 것이다. 이때 ‘대타(代打) 강의’ ‘하위 평가’를 받은 일부 강사는 퇴출됐다.

내부 콘텐츠에 대한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옛 충남도청 뒤편에 있는 진흥원 내 보문산관 604호에 가면 ‘e-스튜디오’라는 게 있다. 가로 3m, 세로 6m 크기의 강의실은 방음장치가 돼 있다. 촬영 장비와 함께 한쪽 벽면에는 84인치 크기의 전자칠판, 모니터링 컴퓨터 화면 등이 비치돼 있다. 교육진흥원에서 진행되는 강의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시민 누구나 이곳에서 온라인 교육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미래사회’ ‘50+세대의 인생학교’ ‘시민인권교실’ 강좌 등을 시범 제작했다. 진흥원 측은 대전 시민이면 누구에게나 이 공간을 개방할 계획이다.

금 원장은 “시민은 이미 지식 소비자일 뿐 아니라 지식 창조자로서의 기회를 원하고 있다”며 “e-스튜디오는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생교육 전문 정보지인 ‘이슈브리프’를 창간한 것도 새로운 시도다. 대전의 평생교육 참여 현황을 한눈에 보기 위한 매체로 주민센터 등에 배포되고 있다.

교육진흥원의 이런 변화에 대해 곳곳에서 ‘사람이 변하니 다른 것도 변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금 원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20년 이상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시민 입장에서 행정을 바라봤다. 이제는 행정기관 안에서 본다. 균형된 시각으로 양쪽을 고루 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8일 열린 직원업무연찬회에서 금 원장은 혁신의 시작으로 공감을 강조했다.

“저는 거쳐 가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오래 이 진흥원을 지키실 분들입니다. 서로 공감하는 경영 아이디어와 생각은 곧 혁신과 새로운 비전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