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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北 유조선, 캄캄한 바다 위에서 불법환적 의심 장면 포착”

입력 | 2018-01-24 22:35:00


일본 정부는 북한 유조선이 동중국해 해상에서 도미니카 국적의 유조선과 환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을 포착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24일 공개했다.

외무성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소속 P-3C(해상초계기)는 20일 새벽 6시 반 경 동중국해 해상에서 북한 선박 ‘예성강 1호’가 도미니카 국적 배 ‘유크 퉁(Yuk Tung)’호 옆에 배를 대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다. 방위성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두 배는 캄캄한 바다 위에서 선체를 바싹 붙인 채 불을 켜고 뭔가 작업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가 뜨고 주위가 밝아진 7시 반에 촬영된 사진에는 두 배가 떨어져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나온다. 외무성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선박 간 환적을 실시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며 “유엔 안보리 북한 제재위원회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관계국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각된 예성강 1호는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재무부에서 선박 간 환적에 관여했다고 공표한 배다. 외무성은 “지난해 12월 유엔 안보리 재제위원회에서 금수물자 수송에 관여한 혐의로 입항금지 대상으로 지정됐는데 이번에 선박 이름을 송해호로 위장한 것을 확인했다”며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환적 화물이 금수 대상인 석유제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도미니카 선적 유조선이 중국 기업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외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북한이 해상에서 선박끼리 화물을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빠져나가고 있다는 지적은 그 동안 계속 제기됐다. 16일 밴쿠버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 선박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각국이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불법 환적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발된 만큼 향후 경계 감시 및 단속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상자위대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의 요청을 받고 동해와 서해에서 북한 선박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P-3C를 동원해 하루 수차례 경계감시 비행을 하고 의심 선박이 발견되면 해상자위대 함선이 출동하는 방식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까지 북상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