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기꾼 역할 재미있게 연기… 정반대 캐릭터가 되레 할만해” 영화화된 연극 ‘아마데우스’ 준비 “고향같은 무대로 돌아가 재충전”
조정석은 처음 연기를 시작한 자신을 만난다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을 것 같다”고 했다. 무대에서 얻은 에너지 덕분에 지금이 가능했다는 그는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 역할을 맡아 연습에 돌입했다. 그는 “지금까지 쉰 적이 거의 없어 공연이 끝난 후 그동안 못 만난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클립서비스·문화창고 제공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최근 종영한 MBC ‘투깝스’에서 연기한 1인 2역에 대해서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차동탁은 정의감에 휩싸인 강력계 형사인 반면 빙의된 배역인 공수창은 뺀질거리는 사기꾼이었죠. 아마 두 인물이 비슷한 캐릭터였다면 오히려 연기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반대여서 상상력을 발휘하면 재밌는 장면이 나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가 스스로 꼽은 장점은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 인터뷰 현장에서도 처음엔 긴장한 듯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줄곧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띄웠다. ‘살고 있는 집의 분위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정말 깨끗하다”며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스마트폰을 뒤적이고 “요즘 관심사가 건강”이라며 뜬금없이 홍삼의 효능을 설파해 웃음이 터지게 만들었다.
‘키스 장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기술이 다른 듯하다’는 짓궂은 질문에도 그는 “아…. 기술, 체조 신기술 이런 건가요?”라고 받아치고는 곧바로 진지한 연기론을 펼쳤다.
“기존에 생각지도 못했던 호흡을 구현할 때 보는 사람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든요. 그런 호흡을 매 순간 고민해요. 키스 신뿐 아니라 다른 연기도 유행을 따르거나 하던 대로 하면 발전이 없을 것 같아요.”
연기할 때와 달리 쉴 때는 조용히 집에 있거나 운동을 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한다.
드라마를 끝내고 쉬고 싶기도 하련만 벌써 연극 연습을 시작했다. 차기작은 1984년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진 영국 극작가 피터 섀퍼의 연극 ‘아마데우스’. 천재 모차르트와 그를 시기한 빈 왕실의 궁정음악가 살리에리를 다룬 내용이다. 모차르트 역할을 맡은 조정석은 이번 복귀를 “충전의 시간”이라며 “작품에 대해 골똘히 공부하고 분석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했다.
“무대는 제게 친정이자 고향 같은 곳이니까요. 저는 모차르트보다 살리에리에 가까워요. 배우에겐 천재란 말이 어울리지 않거든요. 감각이나 순발력은 타고날 수 있지만 한 번 보고 느낀 것만으로 빈틈없이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봅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늘고 얼마나 고뇌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