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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비키니] ‘4강 신화’ 정현이 테니스 잘하는 이유? 키 크니까!

입력 | 2018-01-25 17:50:00


동아일보DB


진짜냐고요? 네. 정현(22·한국체대)이 테니스를 잘 하는 이유는 키(188㎝)가 커서입니다. 정말이예요.

선수들의 키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농구나 배구도 아닌데 테니스에서 키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아닙니다. 테니스 역시 키가 중요합니다.

일단 세계랭킹별 키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랭킹이 높은 선수일수록 키도 큽니다.


이건 키가 클수록 많이 이겼다는 뜻이겠죠? 이 역시 그렇습니다.

이를 알아보려고 남자프로테니스(ATP) 웹사이트에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남자 단식 경기 결과를 모두 조사했습니다. 이 중 선수 키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는 총 1만 1경기. 이 중 58.1%(5806경기)에서 키카 큰 선수가 이겼습니다.

테니스 선수들 키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입니다. 1998년 4대 메이저 대회에 참가한 남자 선수의 키는 평균 184.9㎝였습니다. 지난해에는 187.2㎝로 2.3㎝ 늘었습니다.


ATP 프로필에 자기 키를 188㎝라고 밝힌 정현은 평균보다 큽니다. 또 지난해 4대 메이저 단식에 참가한 선수 키 분포를 보여주는 히스토그램을 보면 정현이 속한 185~190㎝ 구간에 가장 많은 선수가 속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현 전에 한국 테니스를 대표했던 이형택(42)은 어떨까요? 이형택은 180㎝. 그가 한국 최고 랭킹(세계 36위)을 세웠던 2007년 메이저 남자 단식 참가 선수 평균 185㎝보다 5㎝가 작았습니다.

이형택(왼쪽)과 정현(오른쪽)의 키 차이를 느껴 보세요. 가운데는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키 큰 선수가 테니스를 할 때 유리한 건 서브 때문입니다. 키가 크면 보통 팔도 더 길기에 서브를 더 높은 위치에서 내리 꽂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네트에 걸릴 확률도 줄어 첫 번째(퍼스트) 서브에서 강점을 지닐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날아온 공은 바닥에 튄 다음에도 더 높게 치솟습니다. 그래서 상대 선수는 리턴 위치를 잡을 때 애를 먹습니다.

출처 Heavy Topspin


26일 호주오픈 4강에서 정현과 맞대결을 벌일 로저 페더러(37·스위스·랭킹 2위). 정현이 같이 경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테니스 레전드’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또 압니까. 적어도 키는 정현이 페더러(185㎝)보다 3㎝ 더 큽니다. 키가 크면 테니스를 더 잘한다는 이 분석 결과가 이번 경기에는 딱 맞아떨어지기를 꿈꿉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