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속 위기의 대학]2024년 교직원 4만명 실직 위기 연금 붓는 사람 줄고 수혜자는 늘어 재정적자 불가피… 고갈 빨라질듯
서남대 A 교수는 폐교 다음 달인 3월부터 매달 130만 원가량의 연금을 받는다. 임금체불 기간 받은 대출금 이자를 내면 실제 손에 쥐는 건 얼마 안 되지만 다른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는 연금이 유일한 소득이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립대 교직원이 퇴직하면 기댈 곳은 사학연금뿐이다. 퇴직금(퇴직수당)과 노후 자산인 연금(퇴직급여)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현 추세대로 학생 수가 줄어 대학의 ‘폐교 도미노’가 현실화되면 사학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25일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2024년이면 사학연금 전체 수입의 16%가 줄어든다. 이 시기는 한 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50만 명 밑으로 떨어진 ‘저출산 세대’(2002년생 이후)가 4년제 대학 4학년까지 진학하는 때다. 저출산 여파로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 4년제 대학 73곳, 전문대 52곳이 존폐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대학들이 문을 닫으면 교직원 약 4만 명이 실직 위기에 놓인다. 현재 14만 명인 사립대 전체 교직원 10명 중 3명이 내던 연금액(2850억 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전망한 재정 고갈 시기는 2051년이다. 하지만 폐교 도미노로 대거 실직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전망치다. 실제 고갈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학연금공단 관계자는 “폐교 대학 교직원은 일을 더 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연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으로 노동력 손실을 막고 연금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업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