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페더러전 2세트에 기권
“3회전 마친 뒤 양발 물집 심해져… 조코비치전부터 진통제 맞고 뛰어, 걷기도 힘들어 다음 생각해 포기”
페더러 “정신력-체력 톱10감” 칭찬

정현이 10세 때인 2006년 서울에서 열린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친선경기에서 볼보이로 나선 모습. 정현은 아래줄 왼쪽에서 두번째.

정현이 로저 페더러와의 4강전을 기권한 뒤 공개한 자신의 오른쪽 발바닥. 물집이 심하게 잡혔다. <정현 인스타그램>

정현이 로저 페더라와의 호주오픈 4강전 2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러 치료를 받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경기 후 정현은 3회전을 마친 뒤 물집이 심해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의 16강전부터 계속 진통제를 맞고 코트에 나섰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엔 오른발에만 맞다 나중엔 왼발까지 안 좋아져서 진통제도 듣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메디컬 타임 상황에 대해 그는 “오른발은 응급조치조차 의미가 없을 만큼 상황이 안 좋아 왼발에만 테이핑을 다시 했었다”고 설명했다.
정현이 10세 때인 2006년 서울에서 열린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친선경기에서 볼보이로 나선 모습. 정현은 아래줄 왼쪽에서 두번째.
정현의 호주오픈 돌풍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호주 주요 일간지<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7경기(복식 2경기 포함)를 치렀다. 직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는 3회전이 최고였다. 이날 멜버른에는 보기 드물게 굵은 비가 쏟아져 경기장소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지붕을 덮고 경기를 해 사실상 실내경기였다.
정현은 “아쉬움은 물론 크다. 하지만 올해 목표였던 한국 선수 최고 랭킹 기록과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모두 깨뜨렸다. 이젠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이 10세 때인 2006년 서울에서 열린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 친선경기에서 볼보이로 나선 모습. 정현은 아래줄 왼쪽에서 두번째.
테니스 감독 출신인 정현의 아버지 정석진 씨는 “현이가 이렇게 오랫동안 뛰어본 것도 처음이다. 많은 걸 배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물리치료사로 일했던 어머니 김영미 씨는 “통증 정도를 1-10으로 구분한다면 현이 상태는 11 이상이었다고”고 전했다. 정현은 28일 귀국한다.
역대 메이저 최다인 20번째 우승을 노리는 페더러는 28일 결승에서 세계 6위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