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경찰, 민정수석 등으로부터 최순실 씨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왜 아무도 최 씨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는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장 정례 독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민정수석실이 주요 기관의 정보를 모두 취합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올렸을 텐데 현재까지 밝혀진 걸로는 민정수석실이 최순실 관련 내용을 보고한 적은 없었다. 민정수석실에 올라간 국정원, 경찰 등 어떤 기관의 보고에도 최순실은 등장하지 않았다. 정보력의 부재이거나 직무를 방기한 것이다.
▷그러나 그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기 전에 박 전 대통령 스스로 그런 정보 차단 상황을 자초한 것은 아닐까. 박 전 대통령은 대면 보고 자리에서 자신이 듣기 불편한 얘기가 나오면 짜증과 역정을 냈다고 전하는 이가 많다. 무시무시한 레이저 눈빛에 주눅 들 때가 많았을 것이다. 그나마 대면 보고 자체를 꺼렸다.
이광표 논설위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