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코앞인데…2018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유망종목에서 연달아 문제가 발생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은 빙상연맹의 안일한 대처에 피해를 입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과 동계올림픽 메달의 인연은 16년 전 1992알베르빌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윤만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동계올림픽 첫 메달의 감격을 안겼다. 이후 2014소치동계올림픽까지 한국은 총 금메달 26개와 은메달 17개, 동메달 10개 등 총 5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모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특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에 무려 51개의 메달을 안긴 대표 효자종목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첫 겨울 축제인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1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효자종목 역할을 했던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연일 논란이 불거지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윤성빈(24·강원도청)의 약진으로 단숨에 금메달 유력 종목이 된 스켈레톤(봅슬레이)까지 구설에 휩싸여 종합 4위를 목표로 내세운 한국의 성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선수단의 성적은 대회 흥행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선 멘탈(정신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계속된 논란이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김영숙 스포츠심리 선임연구위원은 “불안정한 분위기와 환경”을 선수의 경기력에 가장 해로운 요소로 꼽았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코치의 손찌검에서 시작된 쇼트트랙 악재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영구제명이 결정된 A코치는 지난 16일 훈련 도중 심석희(21·한국체대)에게 손찌검을 했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심석희가 선수촌을 이탈했고, 이틀 뒤인 18일 선수단에 복귀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17일 “심석희가 독감에 걸려 참석하지 못했다”는 거짓 해명으로 논란을 키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6일 “향후에도 폭행 등 인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사안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뒤늦게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노선영. 사진|JTBC 캡쳐
● 어이없는 오역, 상처받은 노선영
‘노선영(29·콜핑팀) 사태’는 빙상연맹의 ‘무뇌행정’을 고스란히 보여준 한 단면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참가 규정을 잘못 해석하는 바람에 노선영은 22일 올림픽 출전 불가 사실을 통보받은 뒤 잠적했다. 다행히 나흘 뒤인 26일 엔트리 재배정 결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미 깊은 상처를 받은 그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많은 고민 끝에 당당하게 올림픽에 출전해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대표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빙상연맹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노선영에게 사과한다. 남은 기간 올림픽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주관방송사인 SBS의 보도에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트랙 정보를 유출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 구설에 올랐다. 사진제공|SBS 홈페이지
● 트랙정보 유출 논란, BS연맹의 헛스윙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