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가 어느덧 서른둘이 됐다. 10대는 소녀답게, 20대는 당당하게 살아오다 지금은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현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새 싱글 ‘내가 돌아’로 돌아온 보아
“진짜 보아다운 게 뭘까요?”
작은 키에서 뿜어 나오는 카리스마,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가창력…. 가수 보아(32)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누구나 가질 수 없고 만들 수도 없는 이런 보아만의 매력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여전히 그대로다.
31일 싱글 ‘내가 돌아’로 가요계에 돌아오는 보아가 신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 다운 게 뭐지?”라는 고민을 했다. ‘아시아의 별’로 오랜 시간 정상의 위치에 서 있는 그에게 어울릴법한 고민이 아닌 듯 보였다.
“사실 실감은 나질 않지만 벌써 19년차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일이라 어느 시점부터 내가 몇 년차라는 것을 잊게 됐다. 그저 그 나이에 맞는 신선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보아는 항상 이런 음악을 한다’ ‘정박자에 파워풀한 춤을 춰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제가 안 할 법한 음악을 저답게 소화하고 싶었다. 조금 풀어진 힙합 R&B 기반의 댄스곡에 춤추는 내 모습이 신선할 것 같았다. 예전에는 걸크러시 장르를 말할 때 많이 거론해주셨는데 어느 순간 멀어진 것 같다. 하하! 30대에 맞는 걸크러시, ‘멋쁨’(멋지다와 예쁘다의 합성어)을 고민했다. 남자 분들은 안 좋아할 수 있겠다.”
가수 보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10대엔 소녀다웠고, 20대에는 당당했다. 30대인 지금은 자유로워졌다. 주변 친구들이나 일로 만나는 분들도 내가 편해 보이고 여유 있어 보인다고 한다. 앞으로는 보아라는 틀에 나를 가두지 않으려고 한다.”
보아는 이번에 컴백과 동시에 또 다른 ‘날 것’에 도전했다. XtvN 리얼리티 프로그램 ‘키워드#보아’에 출연 중이다. 데뷔 후 첫 리얼리티 출연이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텐데 그는 “전혀”라며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고 털어놨다.
“이것도 나이가 들면서 자유로워진 부분 중 하나다. 어렸을 때는 너무 욕을 많이 먹어서 사람들이 나를 그냥 싫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살다 보니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냥 싫어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좋아하더라. 그렇게 어른이 된 것 같다. 미리 걱정해서 나를 보여주지 않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키가 나보다 5살이나 어리다. 생각보다 남자답고 리더십이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내가 이 친구에게 기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든든한 남동생을 얻은 기분이다. 나는 가수 친구가 거의 없다. SM 소속 친구들 아니면 볼 기회가 없다. 후배그룹인 NCT가 나를 제일 두려워할 것이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선배는 이수만이다.”
가수 보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보아의 2018년은 본업인 가수에 집중되어 있다. 올해 계획표도 이미 많은 일정으로 빼곡히 찼다. 지난해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MC 등으로 활약하며 활동영역을 확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가수로 대중과 더 가까이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에는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며 ‘국민대표’라는 자리가 얼마나 힘든지 많이 느꼈다. 1월부터 가수로 정신없는 한 해를 시작할 것 같다. 2월 말에는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3월에는 일본 투어도 잡혀있다. 올해는 가수로서 많은 활동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2년 후면 데뷔 20주년이다. 그에 맞는 콘서트도 해야 한다. 마음이 바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