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총장 임용 강행 움직임에… 대학 구성원 의사 관철 위해 총사퇴
공주대 총장 장기 공백사태 해결을 위한 교육부 최종 결정을 앞두고 김희수 총장 직무대리를 비롯한 공주대 처장급 이상 보직자들이 청와대와 교육부에 사퇴서를 28일 제출했다.
공주대는 “교육부가 공주대 구성원이 원하지 않는 후보자를 총장에 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구성원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보직자 총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때 해결 국면에 접어든 듯했던 공주대 총장 공백사태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주대 총장 공백상태는 교육부가 2014년 총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A 교수의 자격을 문제 삼아 임용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A 교수가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태는 장기화됐다.
교육부는 재심의에서 A 교수가 적격판정을 받았으니 구성원 의견을 물어 달라고 공주대에 요구했다. 공주대는 지난달 4, 5일 온라인투표를 벌인 결과 구성원들이 새로운 총장 선출을 원했다며 이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공주대 구성원 87.72%는 ‘A 교수의 총장 임용 불수용 및 새로운 절차로 총장선거 실시’를 선택했다. 이로써 조만간 새 총장 선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교육부가 두 달이 되도록 미적대고 있고, 구성원 투표 결과와는 다른 결론을 내릴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나돌자 공주대 현 집행부는 반발하고 나섰다.
공주대 한 보직교수는 “교육부가 공주대 구성원 의사와 상관없이 A 교수 총장 임용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구성원 의사를 관철하지 못하면 또다시 내홍이 불가피한 만큼 보직자 총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주대 의사(2단계 투표 결과)를 접수했다. 3단계 조치를 어떻게 취할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대학 구성원 의사를 바탕으로 3단계 조치를 결정한다고 했지 대학 구성원 의사대로 결정한다고 하지는 않았다”고 밝혀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공주대 일각에서는 지난달 온라인투표가 일부 교수회와 학생회의 투표 불참 운동으로 대표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