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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녹인 애플 팬심… 첫날 밤샘노숙-500명 장사진

입력 | 2018-01-29 03:00:00

서울 강남에 국내 첫 애플매장 오픈
‘백투더맥’ 이용자 20명 현장중계… 기념티셔츠 받으러 새벽부터 줄서
교환-환불 등 AS불편 해소 기대… 애플, 코딩교육-문화공간 꾸밀 예정




27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문을 연 애플의 직영 스토어 ‘애플 가로수길’에 입장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렸던 고객들이 오전 10시 개장에 맞춰 매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직원들은 두 줄로 늘어서 고객들이 입장하는 길을 만들어 이들을 박수로 맞이했다. 애플 가로수길은 한국에 생긴 첫 번째 애플스토어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침낭 안에서 덜덜 떨며 밤을 새웠어요. 고생스럽지만 한국에 들어서는 애플 1호점의 첫 고객이 되고 싶었습니다.”

영하 18도까지 떨어진 한파에 밖에서 꼬박 밤을 지새운 유학 준비생 최지언 군(18)은 입 주변 근육이 굳어 더듬더듬 말을 뗐다. 국내 첫 애플 직영 스토어인 ‘애플 가로수길’의 ‘1호 손님’인 그는 개장 전날인 26일 오후 3시에 매장에 도착해 27일 오전 10시 개장까지 19시간을 꼬박 밖에서 기다렸다.

현재 ‘아이폰7플러스’는 물론이고 애플워치, 맥북, 아이패드 등 애플의 거의 모든 제품군을 쓰고 있다는 최 군은 “국내 첫 매장이라는 역사적 장소에 1등으로 발을 들이고 싶었다”며 웃었다.

애플스토어가 27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문을 열었다. 애플스토어에서는 애플 제품 체험과 구매는 물론이고 제품 수리, 정보기술(IT) 교육 등이 이뤄진다. 애플스토어는 미국과 유럽, 멕시코, 일본, 중국 등에 입점해 있지만 한국에는 없었다. 최근 애플이 ‘배터리 게이트’로 소송에 휘말렸지만 국내에는 애플스토어가 없어 배터리 교체를 받지 못하는 고객들의 원성이 높았다.

최 군을 비롯해 오전 10시 개장을 기다리며 가게 앞에는 500여 명의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최 군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백투더맥(Mac)’ 이용자 20여 명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했다. 김태균 씨(28)는 “40여 명의 방문자가 애플페이 서비스도 시작되는 것인지,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묻고 있다”고 전했다. 백투더맥은 국내 애플 이용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티셔츠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에서 올라와 오전 4시부터 줄을 섰다는 우동권 군(19)은 “애플 첫 매장 기념품이라는 상징성이 크기에 티셔츠를 꼭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애플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해했던 사후서비스(AS)도 이날부터 애플 가로수길에서 바로 시작됐다. 고객들은 애플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방문 시간을 예약하거나 현장을 방문해 매장 1층 ‘지니어스바’에서 AS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교환, 환불을 하려면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를 거쳐야 했고, 수리도 애플의 외주 서비스업체를 통해 이뤄져 과정이 복잡하고 느렸다.

애플은 주요 도시에 설치하는 애플스토어를 스타벅스처럼 사람들이 모여서 ‘밍글링(mingling·어울리기)’하는 장소로 꾸밀 계획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벅스에서 만나”가 아니라 “애플스토어에서 만나”라고 말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건물 디자인도 애플스토어를 상징하는 전면 통유리와 7m가 넘는 높은 천장을 적용해 전자제품 점포의 이미지를 탈피했다. 매장 직원은 “애플 신제품 활용 방법부터 아이패드를 활용한 미술 교육, 코딩 교육 등 다양한 IT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