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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궁금해요]헬리코박터균 치료가 꼭 필요한가요?

입력 | 2018-01-29 03:00:00


이상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Q. 최근 건강검진에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고 하는데 치료가 꼭 필요한가요.



A.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발암물질로 규정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은 MALT 림프종(위암의 일종),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위암의 전 단계)의 주원인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의 독성 단백질이 위 점막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위암으로 진행됩니다. 보통 10세 이전에 감염되며 염증 반응이 20∼50년 지속됩니다. 단언하자면 위암 발병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필요합니다.

일본에서는 정부가 2년 전부터 위암을 줄이기 위해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지원합니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헬리코박터균 치료의 건강보험 지원 범위를 넓혔습니다. 또 과거와 달리 균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싶어도 치료 대상에 포함이 안 돼 처방 자체가 불가능했던 사람들도 비보험(본인 부담)을 통해 처방이 가능해졌습니다.

건강보험 지원의 경우 종전엔 위·십이지장의 소화성 궤양이나 일부 MALT 림프종이 확인됐을 때만 보험이 적용됐습니다. 올해부턴 조기 위암 절제술을 받은 환자나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일종의 혈관염) 환자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인 ‘요소호흡검사’의 경우도 그동안 헬리코박터균 치료 뒤 결과 확인 검사일 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턴 위·십이지장 궤양을 가진 보균자의 조직 검사가 출혈 발생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요소호흡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 헬리코박터균이 치료용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약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1, 2차 항생제의 치료가 실패했을 때 3차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항생제도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됐습니다.

따라서 균 감염자는 담당 의사에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또는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지를 꼭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매사에 불여튼튼’이란 속담이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도 적극적으로 치료해 간다면 위암 발생을 줄여줍니다. 꼭 기억하세요.
 
이상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