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믹 히스토리 / 장항석 지음 / 408쪽/ 1만8500원
바이러스라는 유령이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몇 해 전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부터 에볼라, 지카, AI 등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마치 유령처럼 인류 곁을 활개치고 다닌다. 오늘날 인류는 바이러스라는 숙명의 적과 맞닥뜨렸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을까?
유대 민족은 역병의 도움으로 이집트를 탈출할 수 있었다.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은 동로마 제국을 몰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흑사병으로 가족을 잃은 노스트라다무스는 감염 예방의 획기적인 지침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임진왜란의 배후에는 유럽발 인플루엔자가 있었다. 이처럼 질병은 생명 탄생의 순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를 감염시키고 파괴하면서 새로운 문명과 질서를 만들었다. 전염병 대유행 상태인 ‘팬데믹(Pandemic)’을 일으켜 개인의 삶은 물론 전쟁의 승패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현대 문명의 고삐를 틀어쥐고 있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끊임없이 조정해온 질병에 관한 문명사적 기록이다. 현직 의사인 지은이 장항석 교수는 다양한 역사 자료 연구와 임상 체험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문명사를 해부해 독창적인 관점과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서양 중심 문명사에 더해 인도와 동아시아 문명에 관한 이야기도 일부 담아 고대 아시아 의학의 깊이와 매력에 잠시나마 빠져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