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엽 전 주아일랜드 대사
해외에서도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발상은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일자리 발굴 정책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정책적 사안이다. 필자가 근무했던 아일랜드는 2010년대 초반 큰 경제위기를 맞아 많은 젊은이가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경제가 회복되자 이들은 귀국해 해외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일자리 TF를 운영한다고 해서 해외 취업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해외 취업에 대한 뚜렷한 접근 방법이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TF에 외교부가 빠진 것은 이런 취약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법으로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해외 일자리 창출을 우리 경제 외교 정책의 중요한 우선순위로 정해야 한다.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 수출은 한국 경제의 핵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청년들의 해외 취업 지원이 통상이나 문화 외교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둘째, 재외 공관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해외 일자리 교섭은 대상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재외 공관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해외 일자리 관련 교섭은 대체로 해당 공관의 실무자가 담당한다. 그러나 공관장이나 공관 간부가 직접 해당 국가의 고위 공직자나 정책 결정권자들을 만나 주도면밀한 논리로 설득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 문 대통령이 직접 공관장들에게 해외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관련 정책을 적극 이행하도록 지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원활한 교섭을 위해 협상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상대국이 우리 국민의 해외 취업을 저해하면 한국에 있는 상대국 국민도 유사한 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있어야 협상에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도 많은 외국인이 일하고 있는 만큼 상호 호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