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산갤러리, 작가 5인 기획전
강동주 작가의 ‘155분 37초의 하늘’. 2013년 서울 청량리에서 영등포를 왕복하며 촬영한 밤하늘을 156개의 캔버스에 옮겨 그렸다. 두산갤러리 제공
기획전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첫인상은 좀 휑하다. 바깥에 쇼핑몰 윈도처럼 전시된 작품부터 살짝 과학박람회 분위기. 안에 들어서도 금방 적응되진 않는다. 훅 밀려든 온기에 안경에 김이 서린 기분이랄까. 갈팡질팡.
그래도 커피 물 끓을 시간 정도만 찬찬히 걸음을 옮겨 보자. 전시를 마련한 큐레이터 3인(김민정 송고은 신지현)의 의도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뭔가 심심한데 뿌연, 딱 걸리진 않는데 궁금한. 우리가 쉽게 ‘우주’라 부르지만, 실은 쥐뿔도 아는 게 없는 광활한 무대. ‘우리는 별들로…’는 인류의 근원이자 사유의 출발점이 되어준 별나라를 비추고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박민하 작가의 17분짜리 영상 ‘Cosmic Kaleidoscope(우주 만화경)’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할 만하다. 좀 불편한 사운드가 귓등을 때리겠지만, 그게 또 요상하게 온몸을 휘감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외계. 달에 사는 토끼의 진짜 이름은 뭘까. 감히 스포일러를 저지르면 답은 ‘없다’.
정진우 큐레이터는 “2007년 개관한 두산갤러리는 2011년부터 신진 큐레이터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다”며 “몇몇 큐레이터에겐 미국에 있는 ‘두산갤러리 뉴욕’에서 기획전 기회도 제공하는 등 해외 활동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모두 잘 되면 좋겠다.
다음 달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갤러리. 02-708-5050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