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치료제 부족… 4명 숨져 노동신문, 피해상황 언급없이 보도 평창 남북교류 앞두고 방역 비상
북한에서 신종 독감이 발생해 지난해 12월부터 8만여 명이 감염됐고 이 중 어린이 3명 등 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통선 인근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북한 내 구제역에 이어 독감까지 퍼지면서 평창 겨울올림픽과 남북 교류 행사 때 철저한 방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북한 A형 인플루엔자 발병’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A형(H1N1) 신종 독감에 걸린 환자 수가 8만1640명, 의심사례는 12만7000여 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28일 ‘신형 독감과 그 예방대책’이라는 기사를 실었으나 정작 북한 내 피해 상황은 전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유행하는 A형 신종 독감은 국내에서도 유행하는 독감이다. 다만 북한에서는 백신 및 치료제 부족 등 열악한 보건 환경으로 상대적으로 심각한 감염병에 해당한다. VOA에 따르면 북한의 요청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과 치료제 오셀타미비르 3만5000여 정을 지원했고, 현재 5000정이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독감에 걸리면 대개 고열과 두통, 근육통을 동반하고 인후의 염증, 통증,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박기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발열이 발견되면 문진을 한 뒤 선수단 및 올림픽조직위 측에 알리고, 타미플루 처방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독감 발생 관련 동향을 계속 지켜보고 검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