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유안진 시인(77·사진)의 말이다. 산문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시집 ‘다보탑을 줍다’ ‘둥근 세모꼴’ 등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온 그가 아닌가. 그는 고개를 저으며 “글로 무언가를 베풀었다고 여기는 건 오만”이라고 말했다.
그가 세상과 나눈 건 적지 않다. 상금과 인세 등을 모아 아프리카에 우물 10개를 만들었다.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대중교통을 몇 번씩 갈아타며 먼 곳까지 다녀온다. 이유는 같다.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하느님이 이 땅에 나를 보낸 이유를 매일 여쭤보고 있다”고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