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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예술단 南공연 8일 시작인데… 관객 초청규모-기준 아직도 ‘깜깜’

입력 | 2018-01-31 03:00:00

[北, 금강산 공연 일방 취소]
강릉아트센터-서울 해오름극장 “통일부 언질 없어 공연준비 막막”
美 “北평창대표단에 현금 지원 우려” 지난 주말 한국정부에 입장 전달




정부가 북한의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로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앞둔 공연장들도 애가 타고 있다. 2월 8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주무 부처인 통일부가 초청 규모는 물론이고 일반 관람객들의 입장 방식 등 기본 사항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릉아트센터 관계자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사전점검단이 다녀가고 일주일이 넘었는데 객석을 전부 초청석으로 할 건지, 선착순으로 관객들을 입장시킬지, 시민들은 어떻게 초대할지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언질이 없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도 처지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연장 측과는 상의 없이 일반 관람객을 다 초청한다고 발표해서 당황스러웠다. 애초부터 유료화 검토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극장 측도 이번 기회에 대국민 홍보를 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현송월 등 북측 점검단은 방남 당시 남다른 공연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남북 실무접촉에 참여했던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30일 취임 기념 간담회에서 “(900여 석 규모의) 강릉아트센터를 우리 측에서 제의하자 현 단장이 ‘900석으로 뭘 보여줍네까. 남측에서 확실히 뭔가를 보여줄 만한 공간이 더 없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북측에서) 오케스트라 단원 140여 명 가운데 50∼60명이 무대 앞쪽에서 춤과 노래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남측에 머물 북한 대표단에 대한 현금 지원 가능성을 두고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대화 국면이 시작된 이후 미 정부가 우리 측에 우려 섞인 의견을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알려 달라”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전후 펼치는 유화 공세를 더 이상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주말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의 고위급 인사, 응원단이 포함된 대표단에 현금, 현물 등이 전달될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대표단의 예상 동선도 알아봤다고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형식은 문의에 가까웠지만 사실상 우리 정부의 평창 관련 행보를 지켜보다 브레이크를 한 번 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은 북측 대표단 방남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등을 위반했는지와 관련해선 “한국 정부의 판단이 우선”이란 취지의 메시지를 우리 정부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진우·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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