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로 본 평창올림픽]스포츠과학으로 일군 ‘세계 1위’
상대적으로 작은 키(178cm)에도 농구 림을 쉽게 잡는 것이 눈에 띄어 발탁된 윤성빈은 순발력을 천부적으로 타고났다. 스타트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 스켈레톤의 특성상 순발력은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순발력의 가장 좋은 척도가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사전트 점프다. 농구 선수도 제대로 못 잡는 림을 잡을 정도이니 눈에 띄었던 것이다.
윤성빈의 폭발적인 스타트의 원동력은 튼튼한 하체. 최대 200kg 이상의 무게를 짊어지는 강도 높은 웨이트 훈련을 수년간 하고 있다. 윤성빈이 바벨을 짊어지고 스쿼트를 하는 장면. 한국스포츠개발원 제공
1차에 비해 2차에 기록이 떨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2016∼2017 시즌 월드컵에서는 1차 시기에서 좋은 기록을 낸 뒤 2차 시기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개발원은 바이브레이션(Vibration) 훈련을 함께 했다. 기계에 올라서면 몸을 전체적으로 떨게 하는 바이브레이션에서 30초간 있게 하는 훈련이다. 심한 훈련이나 경기를 마치고 난 뒤 바이브레이션에 올라가면 근피로도를 떨어뜨려 회복력을 높여주고 근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훈련이다.
육상 트랙 100m 훈련 때 1차 레이스를 하고 바이브레이션에 오르게 한 뒤 2차를 뛰게 했다.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훈련하고 나니 0.03초 단축 효과가 있었다. 과거 1차에 비해 2차 레이스 때 0.02초가 뒤졌는데 오히려 0.01초가 빨라진 것이다. 2016년 100m 기록이 11초64였는데 2017년에는 11초06으로 낮아졌다. 각종 대회 때도 바이브레이션을 가지고 가서 테스트했다. 역시 좋아졌다.
실전 결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1차 스타트 4초51, 2차 때 4초52로 우승했고 11월 25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3차 월드컵에선 1차 스타트 4초52, 2차 4초50으로 정상에 올랐다.
윤성빈은 훈련 과정에서 적정 체중도 찾았다. 스켈레톤에 입문했을 때 75kg.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한때 90kg까지 늘렸다. 하지만 86kg 때 가장 높은 속도가 나왔다. 그때부터 이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