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아프리카에 봉사 활동을 갔을 때 세상 사람들 모두가 꽃을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꽃과 가까이하면서 자신을 치유하고 싶다는 소망에 3년 동안 프랑스와 서울을 오가며 꽃을 배웠다. 정확히 말하면 꽃을 배우면서 지친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했다. 다른 사람에게도 꽃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수다FAT’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손은정 대표는 꽃을 이용해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자신을 이해하는 독특한 워크숍을 진행해오고 있다.
직장을 나와 사업을 해보니 어떤 어려움이 나에게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가장 어렵다고 손 대표는 말한다.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라는 말들도 있었지만, 5년째 어려움 속에서도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해외로 진출할 꿈도 꾼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직 진행 중인 그의 여정으로부터 직장인들이 생각해볼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손 대표는 직장 안과 밖에서 삶의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지만, 밖에서는 다른 일을 하면서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자신에게 생소한 분야인 꽃을 배우면서 삶의 지표가 어디인지를 돌아보게 됐다.
‘어느 시점에 직장을 나오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에 누구나 부딪히게 된다. 그는 공대를 나온 사람답게 삶에서도 최적화(optimization)란 것을 생각해보자고 한다. 직장에서 하던 분야를 밖에 나와서도 계속한다면 오십이 되어 직장을 떠나도 괜찮을지 모른다. 하지만 직장과는 다른 분야의 일을 해야 한다면 어느 시점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최적의 시점일까. 삶의 최적화를 계산하는 공식은 없지만, 자기 기준에서 어느 시점에 삶을 전환하는 것이 최적화일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소설가 김연수의 말이 떠올랐다. “그게 해피 엔딩이든, 새드 엔딩이든 엔딩이 찾아오면 이야기는 완성된다. 이야기는 등장인물이 원하는 걸 얻는지 얻지 않는지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다. 인생 역시 이야기라면 마찬가지리라. 이 인생은 나의 성공과 실패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에 얼마나 대단한 걸 원했는가, 그래서 얼마만큼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느꼈으며 또 무엇을 배웠는가, 그래서 거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가, 다만 그런 질문만이 중요할 것이다.”(‘소설가의 일’)
손 대표가 직장을 나와 시작한 새로운 일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뛴 경험, 꽃을 통해 자신이 치유받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 경험과 같은 자기 삶의 점들을 이어서, 세상에 좋은 발자국을 남기고 생의 마지막에는 “잘 살았어”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싶어 한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