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오 아시아종묘 사장은 “외국인 기호에 맞는 수출용 채소 종자를 집중 개발해 세계적인 종자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종묘 제공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 사장(61)은 “현지 맞춤형 품종 개발과 판매 전략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강화해 종자산업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종묘는 신품종 종자를 개발 및 생산하는 국내 2위 업체로 2004년 설립됐다. 국내 320여 개 종자업체 중 가장 많은 216개 작물, 1290개 품종 종자를 판매하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기술특례로 이달 12일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예정이다.
특히 양배추와 브로콜리 품종 개발, 유색 어린 잎 채소와 새싹채소 육종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저수익 품종을 정리하고 토마토 수박 멜론 단호박 등 부가가치가 높은 열매 있는 채소, 즉 과채류 신품종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채소보다 시장 규모가 6배 이상 큰 곡물 신품종도 개발 중이다.
아시아종묘는 총성 없는 종자 확보 전쟁에 맞서 국내 거래처는 물론 20년 넘게 신뢰를 쌓은 해외 36개국 257곳에서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있다. 경기 이천시, 전북 김제시, 전남 해남군 등 국내 3곳에 연구소를 두고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 인력은 82명으로 국내 종자업체 중 가장 많다. 축적한 육종 노하우로 베트남, 인도, 터키에 개설한 연구농장에서 2, 3모작을 해 5∼10년 걸리던 품종 개발기간을 3∼5년으로 단축했다. 한 해 출시하는 신품종 종자는 100개가 넘는다.
류 사장은 “한 작물의 같은 종자라고 해도 기후와 토양 등 재배 조건이 다르면 발육 상태와 품질이 달라지므로 해외에 수출하려면 수년간 현지에서 파종, 재배, 수확하는 적응시험을 통해 맞춤형 종자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종묘는 정부가 세계 10대 종자 강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골든 시드(Golden Seed·금값보다 비싼 종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병해와 더위에 강하고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파프리카 양배추 토마토 수박 양파 고추 배추 무 옥수수 등 15개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컬러 파프리카 종자 1g 가격은 9만1000원 안팎으로 금값의 1.9배 수준이다.
아시아종묘는 지난해(9월 결산) 매출 213억 원에 영업이익 7억 원을 올렸다. 해외 약 50개국에 630만 달러(약 67억 원)어치 종자를 수출했다. 채소 종자 수출액은 국내 업체 중 농우바이오에 이어 2번째로 많다. 공모자금(약 50억 원)은 연구·보관시설 설치, 해외 시장 개척, 신제품 마케팅 등에 쓸 예정이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