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는 시간 최대한 늘리자”… 선수촌 같은 동 쓰는 방안 추진
방은 따로 써도 한결 가까워져… 성사 땐 아파트 외벽에 한반도기

평창 겨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사용하는 강릉 선수촌 아파트 외벽에 ‘Team Korea’와 태극기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강릉=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선수촌에 ‘한반도기’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합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날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조직력이 핵심이다. 세라 머리 감독의 요청으로 훈련 외에도 남북 선수가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선수와 북한 선수가 한 아파트에서 지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 겨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사용하는 강릉 선수촌 아파트 외벽에 ‘Team Korea’와 태극기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강릉=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지난달 26일 처음 만나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숙소를 사용하고, 북한 선수들은 300m가량 떨어진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선수들은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벌써 언니, 동생 하면서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북한의 진옥과 최은경의 깜짝 생일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단일팀은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최종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강릉으로 이동해 선수촌에 들어온다.
앞서 남북 단일팀을 경험한 선수들은 ‘합방’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남북 단일팀 선수로 참가했던 서동원 고려대 감독(45)은 “서울과 평양에서 합동훈련을 할 때는 선수들끼리 떨어져서 생활했다. 그러다 보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 대회를 치를 때 서로 숙소를 드나들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