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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수 YTN 앵커, 뉴스 생방송 중 ‘총파업 동참’ 의사 밝힌 이유는…

입력 | 2018-02-01 09:50:00

사진=나연수 앵커(왼쪽). YTN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최남수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전날 생방송 뉴스를 통해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나연수 YTN 앵커는 “저희는 꼭 공정방송을 찾아 돌아와서 다시 진짜 뉴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나연수 앵커는 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저희의 진정성을 믿어주고 관심 가져주고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서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매일 오전 6시 방송되는 YTN ‘대한민국 아침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나 앵커는 1월 31일 방송 클로징 멘트에서 “YTN노조가 내일(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저도 파업에 동참하기 때문에 당분간 아침 뉴스를 진행하지 않는다. 스튜디오 밖에서 더 좋은 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나 앵커는 생방송 중 파업 동참 의사를 밝힌 이유에 대해 “파업을 ‘선언’했다고 생각하진 않고, (저희 회사는)원래 앵커들이 하루 휴가를 가더라도 자리를 비우게 될 때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사유 때문에 앵커 얼굴이 바뀌었는지 설명하게 돼 있다”며 “저도 상당기간 제 자리를 비우는 것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YTN 뉴스 앵커들의 얼굴과 뉴스 시간대가 오늘(1일)부터 많이 바뀔 거다. 회사 상황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하지 않는 것 또한 기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나 앵커는 YTN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유에 대해 “해직 기자들이 지난해 복직하면서 제대로 된 방송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며 “일단 최남수 YTN 사장의 부적격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사내 문제제기가 있어왔다. 그 부분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라도 불식하고자 노사 합의를 통해 어느 정도 보호 장치를 마련해놓고 사장이 취임했는데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합의를 파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 사장이)사원들과 약속했던 보도국장 내정자 지명을 거부하고 다른 인사를 지명하면서 스스로 합의를 파기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사장 취임의 전제 조건을 스스로 깨뜨렸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앵커는 “지금의 보도문제가 나오게 된 건 2008년 대통령 특보였던 낙하산 사장(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 사장) 사태에서부터 시작이 됐다고 봐야한다”며 “조직의 수장 자리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고, 그 조직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켜야 할 저희 같은 24시간 뉴스채널이라면 정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보도문제에 대해 당연히 저희 모든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그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 이렇게 펜과 마이크까지 놓았지만, 일부 책임을 져야할 간부진들이 계속해서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고 꼬집었다.

YTN노조의 총파업 돌입은 이번이 세 번째. 나 앵커는 “세 차례 파업 중 이번이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거의 80%에 육박하는 찬성률로 가결돼 노조 집행부조차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이 파업 찬반투표는 최남수 사장이 노사합의를 파기하기 이전에 치러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찬성률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공정방송에 대한 내부 열망이 굉장히 높이 올라와있고, 저희 기자들로서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 싸움이고 여기에서 물러나면 회사 존립의 문제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앵커는 마지막으로 “이 사태가 벌어지기 전 YTN은 ‘살아있는 뉴스 깨어있는 방송’ 그 슬로건 그대로 정말 제대로 된 방송을 해보겠다는 열의가 가득한 기자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었다”며 “근데 저희 기자 6명이 해직되고 리포트를 해야 할 기자들이 대거 징계를 받으면서 시청자 신뢰를 잃는다는 건 한 순간이라는 걸 너무 무섭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TV를 틀어보면 지상파, 홈쇼핑, 종편 다 지나고 맨 마지막에 저희 YTN이 나온다. 그만큼 저희의 존재감이 잊혀진 게 아닌가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며 “그래도 저희 조직은 언론사 체육대회를 할 때도 항상 유니폼에 ‘공정방송’이라고 새기고 달리는 조직이고, 사내 게시판에는 지금도 하루에도 몇 개씩 개인성명 등이 올라온다. 저희의 이러한 진정성을 믿어주고 관심 가져주시고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