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망자 10명중 4명꼴 고령층
지난해 서울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336명이었다. 1970년 공식 통계가 시작된 뒤 가장 적다. 하지만 감소 폭은 둔화됐다. 2016년 사망자는 전년도에 비해 7.2% 감소했지만 2017년에는 2.6% 감소에 그쳤다. 고령자 사망이 늘어난 게 원인이었다.
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137명이다. 2016년(127명)보다 7.9% 증가했다. 덩달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도 2016년 36.8%에서 지난해 40.8%로 높아졌다. 그 대신 어린이(만 1∼12세) 사망자는 전년도 6명에서 1명으로 크게 줄었다.
노인 교통사고 증가는 급속한 고령화의 부작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주민등록 기준 인구는 985만 명. 이 중 고령자는 136만 명(13.8%)이다. 불과 2년 전인 2015년 1002만 명 중 126만 명(12.6%)보다 크게 늘었다. 그만큼 위험한 교통 환경에 노출된 고령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진 고령자는 102명(74.4%)이다. 7.4% 늘었다. 오토바이 탑승 중 숨진 고령자는 13명으로 160%나 증가했다. 자전거를 타다 숨진 고령자(18명)도 전년보다 28.6% 늘었다.
고령자 교통사고가 급증하자 경찰은 맞춤형 사고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사고에 취약한 지역과 시간을 분석해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고 집중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보행 사망자가 많은 ‘오전 4∼6시’ 대책도 세웠다. 김창영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이른 아침에 일을 시작하거나 거리의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미처 차량을 보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경우가 많다. 해당 시간에 차량 과속을 중점 단속하고 고령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역 자치구 25곳 중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곳은 동대문구로 나타났다. 2017년 한 해 교통사고로 25명이 숨졌다. 이 중 고령자가 11명이었다. 보행자도 14명이 사망했다. 청량리역과 경동시장 등 고령자와 차량의 통행이 잦은 지역적 특성 탓으로 분석됐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