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D-7]관람의 매너, 이 순간엔 쉿!
○ 피겨스케이팅
‘은반 위 예술’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스텝 연기가 펼쳐지면 관중은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며 흥겹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기 시작 전에 선수들이 음악이 흘러나오기를 기다릴 때는 소란스럽지 않아야 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환호성이 너무 크면 선수들이 음악을 듣지 못할 수 있다. 연기 시작 타이밍을 놓치면 프로그램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빙판 위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선수가 발판을 출발해 스톤을 놓는 순간까지는 조용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장반석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은 “화살이 활을 떠나면 끝이듯이 스톤을 놓는 순간에 투구의 성패가 85% 정도 결정된다. 집중이 필요한 순간인 만큼 관중도 조용히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의 모든 경기장에서는 맥주가 판매된다. 지나친 과음은 삼가야 한다. 과음으로 흥분된 객석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캐나다 여자컬링 대표팀의 레이철 호먼은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환경 적응이 중요하다. 관중 소음 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기록경기는 스타트가 전체 기록을 좌우한다. 스타트 순간 응원 도구의 굉음과 관중의 고성은 부정 출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스타트를 기다리고 있으면 관중이 내는 작은 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까지 들린다”면서 “긴장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소음이 발생하면 선수가 부정 출발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의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 관람법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함성을 지르면 선수들의 위치와 타이밍을 알려 줄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응원은 선수들이 링크에 들어왔을 때와 이름이 호명될 때, 그리고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할 때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관중의 함성이 전략 노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안방경기를 할 때면 뒤에 있던 한국 선수가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할 때 관중의 환호가 커진다. 이 경우 선두에 있어 뒤쪽 상황을 모르는 외국 선수가 소리만 듣고 한국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은 사격 시에 관중의 배려가 필요하다. 통상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표적을 맞히면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는데 이때 사격 중인 다른 팀 선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박철성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팀 감독은 “사격은 바이애슬론 종목의 순위를 정하는 중요한 순간인 만큼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