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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향’ 가득 동원막창… 반찬으로도 좋은 청정원닭발

입력 | 2018-02-05 03:00:00

기자가 직접 먹어봤어요… 편의점 간편 안주
강승현 기자 : 조리법 안내는 친절… 전체적으로 너무 매워
사조닭발 양 10g 적어… 청정원막창 안주 제격
손가인 기자 : 생애 첫 닭발 시식… 제육볶음 맛 괜찮아
사조막창 가장 꼬릿… 동원닭발은 수입산
박은서 기자 : 동원 직화느낌 강해… 사조막창 국물 많아
매워도 소주안주 딱… 혼자 먹기엔 양 부담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다. 오후 11시 풋잠 들기 전 소주 한잔과 닭발이 당겨 자세를 고쳐 눕는 사람이 있고, 친구들과 질펀하게 술을 마신 뒤 집으로 돌아와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며 홀로 2차(혹은 3차)를 꾀하는 이들도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으나, 실제로 있다. 저런 사람들.

이렇듯 늦은 밤 혼자만의 소주 파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식품업계가 내놓은 야심작은 간편 포장마차 안주. 오도독뼈, 닭발, 막창, 껍데기 등 어느 포장마차에선가 먹어봤음직한 음식을 전자레인지용으로 선보였다.

동아일보 유통팀은 청정원 ‘안주夜’, 동원 ‘심야식당’, 사조 ‘수제직화’ 등 세 브랜드의 닭발과 막창을 먹어봤다. 미각을 예민하게 유지하기 위해 저녁식사 전인 오후 5시 50분, 우리가 안주를 먹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줄 소주 한 잔씩과 함께. 시식에는 강승현 손가인 박은서 기자가 참여했다.

우선 맛보기에 앞서 외모 품평부터.

강승현 기자

강: 세 브랜드 모두 딱딱한 종이 포장을 벗기면 비닐뚜껑으로 덮인 플라스틱 용기가 나오네요. 종이 포장에 보니 비닐뚜껑을 벗기지 말고 전자레인지에 약 3분간 돌리라고 돼 있습니다. 음…아, 이게 다르네. 청정원이랑 동원은 비닐뚜껑에도 조리법이 적혀 있어요. 보통 겉포장을 벗기고 용기만 전자레인지에 넣는데 사소하지만 소비자는 훨씬 편하겠어요.

손: 청정원 제품은 부제(?)가 ‘논현동 포차’네요. 우선 겉으로 봤을 때 가장 포장마차 안주 같은 느낌이 나요.

세 브랜드의 닭발과 막창을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뒤 동시에 포장을 뜯었다. 시식을 진행한 동아일보 휴게실에 알싸한 매운 기운과 막창 특유의 ‘꼬릿한’ 냄새가 들어찼다.

박: 어우. 돼지 냄새나네요. 모든 브랜드가 다 나네.

손: 막창의 쿠리쿠리한 향기는 사조가 제일 심하네요. 맛은 아직 모르겠지만.

강: 킁킁. 동원은 닭발이나 막창 모두 나름 불향이 느껴지네.

세 기자는 나무젓가락을 들더니 조심스럽게 닭발과 막창을 맛봤다. 참, 손가인 박은서 기자는 이날이 생애 최초 닭발 시식이었다. 우선 닭발 시식평부터.

손가인 기자

손: 우선 사조 닭발은 다른 브랜드보다 조금 덜 맵고 물기가 적어서 먹기 편해요. 처음 비주얼은 그냥 그런데 양념 자체가 맛있네요. 닭발은 처음 먹는데 맛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요? (한 점을 더 집어먹더니) 맛이 꼭 제육볶음 같아서 반찬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 점을 또 집어먹었다.) 그런데 사조랑 청정원은 닭발이 국내산인데 동원은 덴마크 스웨덴 호주 각국에서 닭발이 왔네요. 다국적 닭발입니다.

박: 손가인 기자 말이 뭔지 알겠네요. 특히 청정원 닭발은 딱 반찬으로 먹어도 될 맛이네요. 동원은 물기가 없고 직화한 느낌이 강해 안주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강: 브랜드마다 닭발 양이 각각 다 다르네요? 사조는 150g, 나머지 청정원과 동원은 160g.

다음은 ‘꼬릿한’ 냄새의 막창 차례. 기자들은 막창 향이 어떻게 맛으로 구현될지 지레 겁을 먹은 듯 입술에 소주를 조금 적신 뒤 젓가락을 들었다.

손: 우물우물. 사조 막창 맛이 냄새 때문에 걱정했던 것보다 괜찮네요. 양념이 잘 배어 있고 씹는 맛도 부드러워요. 동원은 약간 뻑뻑하면서 겉도는 느낌이 있는데 사조는 입에 맛이 잘 붙는 느낌이랄까. 청정원은 대체로 무난하네요.

박은서 기자

박:
개인적으로는 동원, 청정원, 사조 순으로 입에 잘 맞아요. 사조가 국물이 많은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국물 없이 깔끔한 스타일이 좋아서요. 다만 사조는 상품명은 ‘수제직화’인데 수제직화치고는 국물이 좀 많은 편이네요.

강: ‘안주’로 봤을 땐 청정원 제품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거 같은데. 이거 하나면 소주 한 병은 먹을 거 같아요.

총평

강: 집에서 뚝딱뚝딱 만들어 안주로 먹기엔 편의성이 굉장히 좋습니다. 야식 느낌도 나고요. 자취하는 사람들은 안주로 먹고 남은 건 반찬으로 먹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너무 매워요. 원래 닭발이나 불막창이 매운 음식인 걸 감안하더라도 맵습니다. 매워서 헉헉거리며 술 먹는 건 개인적으로 별로여서.

박: 다들 양념이 좀 세다는 데엔 동의합니다. 콘셉트가 야식인데 야식으로 먹기엔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수준이에요. 그래도 소주 안주로는 좋아 보입니다. 매콤하니까 밤에 혼자 소주 한잔 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150g, 160g인데 개인적으로는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은 아니라고 봅니다. 너무 많아요.

손: 일부러 매운 거 찾아 먹는 사람들은 딱 좋아할 만한 맛입니다. 닭발이나 막창을 못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에요. 안주로서도 좋아요. 뭐랄까, 소주가 물처럼 들어갑니다!

정리=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