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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밥값 못하는 국회…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 나몰라라

입력 | 2018-02-05 03:00:00

법정시한 55일 넘기고도 계획 없어… 선관위 “비용 산정 등 다시 해야할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2일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해 6·13지방선거 각 선거구의 선거비용 제한액을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상당수 지방의원 지역구의 비용을 다시 산정해 재공고할 계획이다. 국회가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을 55일(5일 기준)째 넘기고 있어, 선거구 변동에 따라 비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방의원 선거구 획정은 국회의원 선거구와 같이 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선거법엔 선거 6개월 전(지난해 12월 13일)까지 각 시도의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시도지사에게 획정안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국회는 시도 획정위가 세부사항을 정할 수 있도록 12월 13일보다는 훨씬 이전에 선거법 별표 2, 3에 규정된 지방의원의 정수와 구역표를 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입법을 해주지 않으니 ‘국회 입법→시도 획정위 논의→시도지사에게 제출→시도의회 선거구 조례 개정’ 과정의 첫 단계부터 마비돼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할 임무를 맡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5일에야 처음으로 지방의회 선거구 논의를 시작해 세 차례 소위 회의를 했을 뿐이다. 해를 바꿔 이 과제는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로 넘어갔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찬반 논의를 하며 최종 의결 날짜도 합의하지 못했다.

특위 관계자는 “매번 지체돼 왔기 때문에 만성이 돼서 특별히 국회가 법을 어기고 있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실제 2010년 지방선거 땐 국회가 개정안을 1월 25일에야 의결했고, 2014년엔 더 늦어져 2월 13일에야 통과시켰다. 2014년엔 국회 입법 지연 때문에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을 9일이나 연기하는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 지연은 선관위의 비용 문제뿐 아니라 출마자의 선거 운동 혼선과 유권자들의 알권리 침해 등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우려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