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회장, 여승무원 과잉 스킨십… 너희들이 안기라고 요구하기도” 미래에셋 ‘황제 골프’도 도마에… 4일만에 고백글 600건 올라와
1일 이곳에 ‘미투’ 채널이 개설됐다.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주제만 다루는 전용 게시판이다. 4일까지 “나도 당했다”는 고백이 600건가량 올라왔다. 대부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올리지만 실명 고백 이상의 파장을 낳고 있다.
가장 파장이 큰 것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스킨십’ 폭로다. “박 회장이 매달 한 차례 김포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건물에 찾아와 승무원 격려 행사를 한다. 여직원이 많은 부서를 돌면 직원들이 아양을 떨어야 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나도 신입사원 때 ‘기쁨조’ 역할을 했다”는 댓글도 달렸다.
폭로 이후 일부 간부가 입단속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5년 차 미만 여승무원 B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회사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휴대전화와 모바일 메신저를 검사하겠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투를 가로막는 이른바 ‘미블로킹(#MeBlocking)’인 셈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그룹 차원에서 막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여성 임직원 골프대회도 ‘미투’ 도마에 올랐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참석하는 행사에 여직원들이 밤늦게까지 뒤풀이에 참석하고 장기자랑을 했다는 것이다. 남성 임원들을 위한 ‘황제 골프’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래에셋 측은 “여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한 교류의 장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직원 회식 자리에서 고추를 들고 ‘우리는 하나다’라는 건배사를 외친 대기업 사장도 입방아에 올랐다.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은 성추행, 성희롱 피해 사례도 많다. C 씨는 “4년 전 술에 취해 기억이 끊긴 뒤 추행을 당했다. 경찰과 검찰에서 기억하기 싫은 기억을 계속 꺼내 이야기해 수치스러웠다”고 적었다. 2년 가까이 일을 못 했다는 C 씨는 “내 인생을 망친 당신을 평생 저주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D 씨는 “너희는 살고 싶으면 신고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D 씨는 “무서워서 참았더니 추행이 점점 심해져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가 벌 받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동료와 가해자 가족이 욕하는 편지를 계속 보냈다”고 썼다.
권기범 kaki@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