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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의실] 새로 산 아이폰에 유심만 꽂으면 되나요?

입력 | 2018-02-05 11:21:00


피쳐폰이나 스마트폰은 물론, 일부 노트북이나 태블릿 PC에는 유심이 들어간다. 유심은 모바일 기기를 위한 일종의 신분증과 같은 것으로,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가입자의 정보를 담은 반도체다. 여기서 말하는 가입자 정보라는 것은 내가 가입한 요금제나 전화번호 등이다. 즉 이 유심을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 꽂으면 이 스마트폰을 내가 가입한 전화번호로 통화/문자메시지를 사용하거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심에는 이 밖에도 주소록이나 금융 관련 정보 등의 개인정보도 저장할 수 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동일하다.

유심 (출처=IT동아)


이처럼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사실 유심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이번 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가로수길에 애플의 공식 매장이 생기면서 이를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폰을 구매했다면 이 아이폰을 어떻게 개통해야 할까? 기존에 사용하던 유심을 그대로 꽂아야 하는지 아니면 이동통신사를 찾아가야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우에 따라 다르다. 우선 유심의 형태부터 살펴보자. 우리가 모바일 기기에 사용하는 유심은 크기에 따라 미니 유심, 마이크로 유심, 나노 유심 등으로 구분한다. 이는 기능의 차이보다는 크기에 따른 구분으로, 미니 유심은 엄지 손톱, 나노 유심은  새끼 손톱 크기 정도다. 기능 차이가 없기 때문에 큰 유심의 테두리를 잘라서 작은 유심과 같은 규격으로 만들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유심 내부의 반도체가 훼손될 수도 있고, 플라스틱 테두리를 말끔하게 정리하지 않아서 조금 더 두꺼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다지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다양한 크기의 유심 (출처=IT동아)


그렇다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혹은 아이폰의 유심이 새로 구매한 아이폰이 호환할까? 애플은 아이폰4/4s에 마이크로 유심을 사용했지만, 아이폰5부터는 가장 작은 나노 유심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6, 갤럭시노트5부터 나노 유심을 계속 사용하고 있으며, LG전자는 LG G5, LG V10부터 나노 유심을 사용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보급형 스마트폰 역시 나노 유심을 사용하는 것이 많다.

애플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기업인 만큼, 과거 아이픈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해 한 단계씩 더 작은 유심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유심과는 호환하지 않는다는 오해가 생긴 듯하다. 하지만 오늘날 출시되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iOS 스마트폰이 같은 규격의 유심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심을 새로 구매하거나 개통 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 특히 아이폰은 기본적으로 모든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하는 '언락폰'이기 때문에 기존 유심을 그대로 꽂아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이 사용하는 유심 (출처=IT동아)


다만, 언락폰에 기존 유심을 꽂았을 경우 LTE 데이터나 음성 통화 등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고음질 통화(VoLTE)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자신이 구매한 아이폰을 통신사의 전산망에 등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자신이 가입한 이동통신사 직영점을 방문하거나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유번호(IMEI)를 등록해야 한다.

그렇다면 약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도 유심 이동이 가능할까? 우선 약정은 크게 단말기 할인(공시지원금)과 요금 할인(선택약정할인)이 있다. 단말기 할인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자체의 가격을 할인 받는 대신 일정 기간 해당 이동통신사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약정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라도 새로 산 아이폰에 유심을 꽂아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단말기 분납금(할부)이 남아 있다면 매달 요금에 할부금이 포함되며,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 가입을 해지하면 위약금이 생긴다.

애플 아이폰X (출처=IT동아)


요금 할인은 약정 기간 동안 가입하는 조건으로 자신이 사용하는 요금제를 매달 할인 받는 방식이다. 이 경우에도 유심을 옮겨서 기존 할인 받은 요금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몇 달 전에는 이 경우 유심을 기존 기기에서 뺄 경우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유심을 옮길 수 있다. 물론 단말기 자체를 구매하는 비용은 완납해야 하며, 해지 시 위약금도 생긴다.

두 가지 방식 모두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 구매 비용을 계속 내야 하는 상황이니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만약 아이폰을 구매하고 싶다면 이전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의 약정이 모두 끝나서 깔끔한 상태로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