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박근혜 前대통령 겁박” 강조 박근혜 前대통령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 3월 1심 선고 결과에 촉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되면서 1심 선고를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의 재판과 이달 13일 예정된 최순실 씨(62·구속 기소)의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는 3월 중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주요 혐의인 뇌물공여 대부분을 무죄로 판결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2)에 대한 승마 지원과 관련해 일부 유죄를 인정한 것 외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지원 행위에 대해선 모두 무죄로 봤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혐의의 핵심 줄기인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과 ‘부정한 청탁’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행위의 대부분이 무죄로 판단됐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죄도 책임이 경감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강조한 대목은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가 “박 전 대통령의 겁박 때문에 발생했다”고 강조하면서, “이 사건처럼 요구형 뇌물사건의 경우에는 공무원(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형법상 뇌물수수죄는 금액이 1억 원 이상이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만큼 이 부회장에 대해 인정된 36억여 원의 뇌물공여 혐의로도 박 전 대통령에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