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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련 돈 실어나른 ‘北의 생명선’… 日, 북핵이후 입항 금지

입력 | 2018-02-06 03:00:00

北예술단 태우고 올 ‘만경봉92호’는
김일성 80회 생일때 총련이 기증… 부산아시아경기때 北응원단 타고와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내려올 만경봉92호는 1992년 4월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의 80회 생일을 맞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상공인들이 40억 엔을 들여 건조한 화물여객선이다. 배 이름도 김일성의 생가인 평양시 만경대 구역의 만경봉(45m)에서 따왔다.

탑승 인원이 350명인 만경봉92호는 일본의 대북제재를 상징하는 선박이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에 나서자 대북제재 조치로 이 배의 일본 입항을 금지시켰다. 이 배가 야채, 식품 등 생필품은 물론이고 자동차, 사치품까지 북한에 조달하는 운반선 역할을 수행했다는 게 이유다. 많게는 한 해 20억 달러에 달하는 총련계 교포의 돈을 북한으로 실어 날랐던 만경봉92호는 ‘북한의 생명선’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의 입항 금지 조치 후 만경봉92호는 항구에 묶인 시간이 많아져 앉은뱅이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선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동원될 것이란 말도 돌았다.

북한은 2002년 9월 부산 아시아경기 당시 만경봉92호에 북한 응원단을 태워 보냈다. 당시 북측은 부산에 입항해 북한 응원단 숙소로 사용된 이 배의 내부를 공개했는데 김일성, 김정일이 머물렀다는 특급 객실도 있었다.

사실 ‘원조’ 만경봉호는 따로 있다. 1971년에 건조된 3500t급 화물여객선이다. 이 배는 일본 니가타∼북한 원산을 잇는 북송사업 항로를 누비며 재일교포를 북한으로 이주시키는 주역으로 활동했다. 원조 만경봉호는 ‘인민경제계획 수행에 이바지했다’는 이유로 북한 최고의 영예인 김일성훈장까지 받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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