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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성렬 “1500m 김민석, 눈여겨보라”

입력 | 2018-02-06 03:00:00

제갈성렬 본보 해설위원의 스피드스케이팅 전망




김민석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제갈성렬 해설위원(38·사진)에게 올림픽은 아쉬움의 무대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때부터 3회 연속 겨울올림픽 본선을 밟았던 제갈 위원은 기대와 달리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그 과정은 인생의 밑거름이 됐다. 지금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올림픽 도전 자체가 인생의 금메달이다’라고 이야기를 해준다”는 그는 현재 의정부시청 감독으로 후배들을 육성하고 있다. 올림픽 여자 대표 김민선 등이 소속팀 선수다. 본보 해설위원으로 위촉한 제갈 위원에게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전망을 물었다.



이상화(29)의 올림픽 3연패는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상화는 이미 2연패를 한 여제다.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컨디션도 90% 가까이 올라왔다. 일본 고다이라 나오(32)도 최근 천하무적 기세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너무 절실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간절함은 좋지만 간절함이 긴장으로, 몸의 수축으로 연결되면 좋은 경기를 하기 어렵다. 80∼90% 금메달을 딴다는 선수가 메달을 못 따는 일도 허다하지 않나. 올림픽은 아무도 모른다. 설레는 마음에 웨이트트레이닝을 과하게 한다거나 의욕이 앞서다 보면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다. 피로도 없이 평소 좋은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태범

깜짝 메달 후보로는 남자 1500m 김민석을 꼽고 싶다. 김민석은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차 월드컵 1500m 파이널B에서 우승했다. 파이널 B이긴 했지만 놀랄 만한 기록(1분 44초 97)이 나왔다. 모태범, 차민규, 김준호가 출전하는 남자 500m도 춘추전국시대다. 누구든 튀어나와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김보름도 올 시즌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컨디션만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다. 대회 하루 전에도 달라지는 게 컨디션이다.

대회 전체적으로는 장거리의 황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르(32)와 캐나다의 이바니 블롱댕(27)을 주목하고 싶다. 장거리의 절대 강자로 남녀를 떠나 두 선수가 어떤 메달 경쟁을 벌일지 눈여겨볼 만하다. 마흔여섯의 나이로 올림픽에 도전하는 독일의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올림픽의 즐거움이 될 법하다.

1980, 90년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외롭고 고독한 시간도 많았지만 지금의 후배 선수들을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 하나하나가 다 소름끼치도록 귀한 선수들이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린다는 것도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 지금의 열기가 올림픽 이후에도 저변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