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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54)이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눈물 흘린 사연을 소개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5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조국 수석과 마지막 인사 나누시면서 서로 눈물을 흘리셨다더라’는 진행자의 말에 “청와대 대변인의 업무가 굉장히 격무”라면서 “어느 정도 격무인가를 말해주는 사례”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전 대변인은 “제가 양복을 갈아입을 때가 됐다는 느낌도 없이 살았다”면서 “(겨울에도) 여름 양복을 그냥 입고 산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 처음 공개하는 건데, 저희 대변인실에 확인해보시면 안다. 제가 어느 날은 브리핑하러 올라가면서 저희 대변인실 행정관들에게 ‘국민들께서 아시면 큰일인데 이 와이셔츠를 오늘 5일째 입었는데, 어떻게 하지?’ 이렇게도 하고 그랬다. 그만큼 정말 바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그래서 때를 잊은 여름 양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시고 조국 수석이 저를 불러서 ‘여름 양복이 웬 말이냐’고 했다. 아마 조국 수석은 오버하신 것 같다”며 “제가 청와대 공직자 재산 등록이 유일한 마이너스로 최하위 꼴찌라는 것을 언론에서 보시고 ‘저 사람이 돈이 없어서 양복을 못 사 입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시고 저에게 금일봉을 주시면서 ‘상관이 주는 것은 김영란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이것을 가지고 겨울 양복을 사 입어라.’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울컥하고 울었던 것은 아마 너무 힘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그랬더니 감동해서 우는 줄 알고 조국 수석이 저를 붙잡고 같이 울었다. 어쨌든 감사하고 따뜻한 마음에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사안은 어떤 것이었느냐’는 물음엔 “두 가지”라면서 “하나는 기자님들의 전화를 새벽 5시 반부터 계속해서 받아야 하는데, 우선 절대적으로 전화 받는 양이 많았다. 5시 반에서 7시 반까지 두 시간 동안 받는 게 기계적으로 매일 50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낮에도 수없는 전화를 받게 되는데 전화 받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 힘든 것은 기자님들의 취재에 답을 해야 되는데 정답 같은 것을 기자님들이 원하지 않느냐. 그런데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다 그런 것을 말씀드릴 수 없지 않느냐”면서 “국익이 있고 외교 관계상 외국과의 약속이 있다. 그런 것들을 적절하게 선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기자님들의 질문에 아주 성실하게 답을 하려고 하는, 그 선을 지키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